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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그린란드 눈독·국제기구 탈퇴에 철저 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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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1. 09. 00:00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왼쪽 두번째)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UPI·연합
미국의 '힘의 논리'가 세계정세를 뒤흔들고 있다. 베네수엘라 침공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 매입 또는 무력 점령을 공언하고, 국제기구 탈퇴도 서슴없이 단행했다. 힘을 앞세워 마치 '정글의 법칙'을 연상시키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세계정세 불안이 가속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해 "그린란드를 팔아라. 안 팔면 우리가 가져가겠다"고 노골적으로 위협하면서 그린란드 병합 의지를 분명히 했다. 아무리 부동산 재벌 출신이라지만 남의 나라를 '부동산 쇼핑하듯' 팔라고 하는 식은 황당하기 그지없다. 덴마크 등이 '주권 침해', '패권주의'라며 비난하고 나선 것은 당연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이 사안은 백악관이 최근 "그린란드는 미국의 생명선"이라며 '군사 옵션' 가능성까지 내비치면서 또다시 역내 정세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매입'이 목표라고 일단 진화하기는 했지만, 강온 투트랙 전략으로 덴마크를 흔들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 베네수엘라 군사 개입과 대통령 체포를 지켜본 덴마크로서는 여간 당혹스럽지 않을 것이다. 미래 전략 요충지와 희토류, 북극 항로 등을 놓고 주권·국제법보다 군사·경제적 힘을 앞세운 미국은 지금 무서운 야만의 시대를 보여주고 있는 것 아닌가.

게다가 미국은 7일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31개 유엔 산하 기구와 35개 비(非)유엔 기구 일방적 탈퇴를 선언했다. 자국 이익, 안보, 경제적 번영, 주권에 반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국익에 반한다는 게 이유다. 세계보건기구(WHO)와 파리기후협약, 유네스코 등에 이은 미국의 이런 막무가내식 탈퇴는 '글로벌 거버넌스(지구 차원의 문제 해결을 위한 협동과 공동 통치)'의 마비를 불러올 것으로 우려된다.

힘의 논리는 상호 경쟁적 전이성(轉移性)을 갖고 있기에 무섭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력 사용으로 국경을 흔들었다. 중국은 남중국해 군사 훈련과 서해 해양구조물 설치 등 해양 질서를 자국 중심으로 끌어가려고 하고 있다. 유엔 등은 이미 갈등 조정 기능을 상실했다. 제재와 무역 규범은 선택적·차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대규모 전쟁을 막고 상호 호혜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다자주의가 실종됐다는 걱정도 나온다.

정글의 법칙을 방불케 하는 힘의 논리는 필연적으로 글로벌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조정과 완충 장치가 없어지면 불확실성·불예측성이 커지기 마련이다. 미국은 과도한 자국 중심주의가 어느 정도는 자신에게 유리하겠지만, 그에 따른 국제 질서 훼손은 결국 모두를 패배자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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