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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중증환자 미리 정한 병원 즉시 이송…응급실 뺑뺑이 해소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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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김남형 기자

승인 : 2026. 01. 08. 15:35

소방청, 행안부에 업무보고
4대 중증환자, 사전 지정 병원으로 즉시 이송
산불·대형재난 지휘체계 정비, 권역별 대응단 운영
초고층 전수조사·무인 소방로봇 투입 등 대응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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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이 1월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행정안전부 업무보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소방청
소방청이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줄이기 위해 중증 응급환자 이송 체계를 전면 손질한다. 심근경색과 뇌졸중, 중증 외상, 심정지 등 4대 중증환자는 병원 선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전에 정한 병원으로 곧바로 이송하는 방식으로, 현장에서 소요되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응급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해 여러 곳을 전전하는 상황을 구조적으로 막겠다는 취지다.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행정안전부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4대 중증환자는 병원을 선정할 시간이 없는 만큼 미리 지정된 병원으로 즉시 통보하고 이송하는 체계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골든타임 확보가 생명인 환자에게 현재의 병원 확인 절차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소방청은 중증 응급환자 이송과 관련해 두 가지 체계를 병행하고 있다. 구급대원이 현장에서 환자 중증도를 분류하는 병원 전 단계 분류 체계에 따라 일정 단계에 해당하는 환자는 광역상황실이 병원을 선정해 이송하고, 4대 중증환자는 사전에 정한 병원으로 즉시 통보 후 이송하는 방식이다. 이 체계는 인천·대구 등 일부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운영 중이며, 소방청은 이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비전염병 상황인 지금은 코로나19 시기 이전의 응급환자 이송 체계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며 관련 법 개정 방안 마련을 요청했다. 윤 장관은 "제도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고, 소방청은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 관계 부처와 협의해 방안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소방청은 보건복지부와 함께 병원 전 단계 응급의료체계 전반을 점검하고 있으며, 정부 차원의 종합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응급이송 체계 개편과 함께 소방청은 대형 재난 대응 구조도 정비한다. 최근 대형 산불이 산림을 넘어 도심으로 확산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지휘 체계 혼선 우려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소방청은 산불 초기에는 산림청 중심의 공중 진화 체계가 작동하되, 인명과 건축물 피해 위험이 커질 경우 소방을 중심으로 한 지상 지휘 체계가 가동되도록 역할을 명확히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권역별 산불 대응단을 운영하고, 재난 규모와 위험도에 따라 중앙통제단을 선제적으로 가동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소방청은 산림청과 지방자치단체, 군, 경찰 등 유관기관과 협업해 초기 대응부터 총력 대응까지 단계별 공조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장 대원의 안전을 위한 대응도 강화된다. 최근 고속도로 교통사고 현장에서 사고 수습 중이던 경찰관과 구급대원이 2차 사고로 피해를 입은 사건을 계기로, 소방청은 재난현장 표준작전절차(SOP)를 즉시 보강했다. 사고 현장을 활동구역과 방호구역으로 나누고, 방호구역에는 고중량 소방차를 배치해 현장 대원의 보호막 역할을 하도록 했다. 소방청은 이 같은 절차가 현장에서 철저히 지켜질 수 있도록 교육과 점검을 병행할 계획이다.

화재 예방 분야에서는 초고층 건축물에 대한 관리가 강화된다. 지난해 해외 초고층 아파트 화재 사고를 계기로, 소방청은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한 초고층 건축물을 중심으로 특별 점검에 나섰다. 현재 가연성 외장재 규제 이전에 지어진 초고층 건축물은 101곳으로 파악됐으며, 소방청은 이들 건물에 대해 특별소방검사와 훈련, 입주민 피난 교육을 집중 실시하고 있다.

소방청은 지난해 말까지 고층·준초고층 건축물 200여곳에 대한 우선 점검을 마쳤고, 오는 6월 말까지 전국 30층 이상 초고층 건축물 6500여곳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외장재 전체 교체에 따른 비용 부담을 고려해, 상업적으로 사용하는 저층부부터 난연성 소재로 교체할 수 있도록 자금 지원과 이자 대납 방안도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다.

첨단 장비를 활용한 대응 역량 강화도 병행된다. 소방청은 무인 소방로봇을 고위험 시설에 우선 투입해 소방대원의 위험 노출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무인 소방로봇은 올해 실증을 거쳐 단계적으로 현장에 배치되며, 드론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119 시스템도 구축된다. 신고부터 출동, 현장 대응, 사후 분석까지 축적된 데이터를 예방 정책으로 연결해 사고를 사전에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소방관의 정신건강 관리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소방청은 시도별 마음건강센터 설치를 확대하고, 상담과 치료가 연계되는 체계를 강화한다. '1소방관서 1상담사' 배치를 추진해 현장 접근성을 높이고, 대형 재난 현장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대원의 심리 회복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윤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를 마무리하며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하는 소방의 대응이 재난 대응의 성패를 좌우한다"며 "예방부터 대비, 대응까지 전 과정을 빈틈없이 점검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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