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韓·美 ‘정책금융·기술 동맹’의 결실… 인디애나 암모니아 플랜트, 10년의 ‘입법·행정 장벽’ 뚫고 닻 올렸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107010002659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1. 07. 04:42

김윤덕 장관 "단순 수주 넘어선 환경·산업 살리는 '패러다임 전환'"
10년 준비, 폐쇄된 석탄 발전소, 미래 에너지 기지로 탈바꿈
美, 2019년 주법 제정부터 에너지부 대출 승인까지 전방위 지원
김윤덕 장관 에너지부 부장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왼쪽)과 제임스 댄리 미국 에너지부 부장관이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한 호텔에서 진행된 인디애나 친환경(블루) 암모니아 플랜트' 프로젝트 착공 기념행사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융과 기술력, 그리고 미국 의회의 전방위적 입법 지원이 결합된 한·미 최초의 대규모 친환경 사업인 '인디애나 친환경(블루) 암모니아 플랜트' 프로젝트가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착공 기념행사를 열고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이 프로젝트는 인디애나주 웨스트테레호트(West Terre Haute)에 연간 약 50만t 규모의 암모니아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석탄·정유 부산물(pet coke)을 후처리해 비료용 암모니아를 생산하고,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CCS)하는 '블루 암모니아' 모델을 구현한다.

총사업비는 약 24억달러(3조7600억원)이며, 건설 기간은 34개월(2025년 10월~2028년 8월), 운영 기간은 20년(2028년 9월~2048년 8월)으로 잡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플랜트 건설을 넘어, 10년에 걸친 인디애나주와 연방 정부의 치밀한 법·제도 준비와 한국의 자본·기술이 결합해 '금융 종결(파이낸셜 클로징)'을 끌어낸 사례라는 점에서 한·미 경제협력의 새로운 모델로 평가받는다.

한국 정책펀드 7500만달러(1090억원)와 미국 에너지부(DOE)의 약 15억달러(2조1700억원) 규모의 선순위 대출이 결합된 구조로 우리 측의 초기 투자 결정이 삼성E&A가 4억8000만달러(6950억원) 규모의 설계·조달 계약을 따내는 마중물이 돼 약 7배에 달하는 수주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에너지부의 선순위 대출은 프로젝트의 신용도를 보강해 민간 자본 유입을 촉진할 수 있다는 평가다.

김윤덕 장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왼쪽)이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한 호텔에서 진행된 인디애나 친환경(블루) 암모니아 플랜트' 프로젝트 착공 기념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에너지부 부장관
제임스 댄리 미국 에너지부 부장관이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한 호텔에서 진행된 인디애나 친환경(블루) 암모니아 플랜트' 프로젝트 착공 기념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김윤덕 장관 "韓 건설, 단순 시공서 '개발 파트너'로… 미래 에너지의 모범"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축사를 통해 이번 프로젝트가 한국 건설기업의 위상을 변화시키는 분기점임을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이번 프로젝트는 '미국 에너지부와 한국 정부, 양측의 정책금융과 민간기업이 함께 이뤄낸 값진 성과'"라며 한·미 양국 정부의 정책적 의지가 핵심 동력이었음을 역설했다.

김 장관은 기술적·환경적 가치와 관련, "이 플랜트에는 '미국 환경보호청(EPA) 최상위 등급 인증을 받은 탄소 포집·저장 기술'이 적용된다"며 "환경을 지키면서도 산업을 살리는 미래 에너지 생산의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탄소 배출 문제로 사양길에 접어든 인디애나주의 석탄 산업을 친환경 기술로 재도약시킨다는 사업의 본질을 강조한 것이다.

김 장관은 특히 "미국 내 제조공장 건설에 집중하던 한국의 건설기업이 새로운 형태의 협력사업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이 사업이 양국 협력 패러다임 전환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미국은 안정적인 비료 공급을 확보하고, 지역사회는 새로운 일자리를 얻게 되며, 우리 기업은 북미 에너지 시장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된다"며 이번 프로젝트에 한·미 양국에 윈윈 모델이라고 말했다.

강경화 주미대사는 "미국과 우리 간의 매우 구체적인 협력 모델인 이 프로젝트가 에너지·안보 분야뿐 아니라 다른 많은 첨단 산업 제조 분야에서도 향후 협력의 모델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상원의원
짐 뱅크스 미국 공화당 연방 상원의원(인디애나주)이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한 호텔에서 진행된 인디애나 친환경(블루) 암모니아 플랜트' 프로젝트 착공 기념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하원의원
에린 호친 미국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인디애나주)이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한 호텔에서 진행된 인디애나 친환경(블루) 암모니아 플랜트' 프로젝트 착공 기념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美 에너지부 "트럼프 비전 반영한 평화·번영의 파트너십… 한국 기술력은 세계 최고"

미국 측 인사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우위(Energy Dominance)' 정책 기조 아래 한국과의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제임스 댄리 에너지부 부장관은 축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은 전 세계의 평화와 번영, 그리고 가능한 모든 곳에서 상호 유익한 경제적 파트너십을 맺는 것"이라며 "이 프로젝트가 바로 그 사례"라고 평가했다.

댄리 부장관은 특히 한국 기업에 대한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그는 "이번이 앞으로 있을 수많은 협력의 첫 번째가 되길 바란다"며 "한국의 엔지니어와 건설사들이 가진 재능과 노하우는 세계 최고(second to none)"라고 치켜세웠다.

짐 뱅크스 공화당 연방 상원의원(인디애나주)은 "와바시 밸리 리소스(WVR)가 문 닫은 석탄 발전소를 되살리고 있다"며 이 사업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와 스마트 에너지 정책의 상징"이라고 추켜세웠다.

기념사진
남궁 홍 삼성E&A 대표이사(왼쪽부터)·짐 뱅크스 미국 공화당 연방 상원의원(인디애나주)·남영우 국토교통부 기획조정실장·날린 굽타 와바시 미국 밸리 리소스(WVR) 이사·강경화 주미대사·한만희 해외건설협회 회장 등이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한 호텔에서 진행된 인디애나 친환경(블루) 암모니아 플랜트' 프로젝트 착공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사업주, 10년의 집념과 의회의 지원… "법부터 만들고 규제 뚫었다"

WVR은 웨스트 테레 호트의 폐쇄된 석탄 가스화 발전소를 개조해 연간 50만t의 청정 암모니아를 생산하고, 167만t의 이산화탄소를 포집·지하 저장(CCS)하는 대역사를 준비해 왔다.

이날 행사의 숨은 주인공은 '법과 제도'였다. 인디애나주 출신 연방 의원들은 축사를 통해 이 사업이 성사되기까지 입법부 차원에서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상세히 증언했다. 핵심은 기술이나 자금 이전에 규제와 허가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제도적 패키지'의 완성이었다.

◇ 주(州) 출신 의원들, 길을 내다...2019년 파일럿 법안부터 2023년 패키지 완성
환경보호청 '생존 허가증'과 의회의 지원

마크 매스머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전 주 상원의원)은 "2018년 현장을 방문해 비전을 봤고, 2019년 주 의회에서 파일럿 프로젝트 입법을 밀어붙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해보지 않으면 무엇을 모르는지도 모른다"며 시행착오 끝에 규정과 요건을 맞추기 위한 미세 수정(tweaks)을 반복했고, "2023년에야 비로소 모든 패키지를 묶는 법안이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주 정부 차원의 제도 정비가 선행되었기에 연방 정부의 허가와 투자가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CCS 사업의 핵심 관문인 환경보호청(EPA)의 '이산화탄소 지중 주입(Class VI)' 허가 취득 과정에서도 의회의 지원은 결정적이었다. 매스머 의원은 "인디애나주 모든 의원이 동참해 에너지부에 15억달러 대출 승인을 촉구하는 지지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에린 호친 하원의원도 "그 서한이 에너지부가 남은 환경 검토를 마무리하고 최종 승인으로 가도록 하는 데 결정적 도움이 됐다"고 거들었다.

삼성E&A
남궁 홍 삼성E&A 대표이사(왼쪽 네번째)·날린 굽타 와바시 미국 밸리 리소스(WVR) 이사(왼쪽) 등이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한 호텔에서 진행된 인디애나 친환경(블루) 암모니아 플랜트' 프로젝트 착공 기념행사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에너지부의 유연한 대출 설계...남궁 홍 삼성E&A 대표이사 "긴 연설 대신 완공 약속"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우위금융(EDF)의 그레고리 비어드 국장은 "우리는 시장을 연구했고, 과학팀이 작동 가능성을 검증했다"며 "우리는 인디애나에서 석탄 화력 발전을 유지하기 위해 대출 조건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정책금융이 단순한 자금 공급을 넘어, 프로젝트의 성립 요건을 만들어주는 '조건 설계자'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날린 굽타 WVR 이사는 10년의 여정을 회상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여정 자체였다"며 "그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고 감회를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 실질적인 건설과 설계를 책임지는 남궁 홍 삼성E&A 대표이사는" 이미 훌륭한 연설들이 많았기에, 나는 연설 대신 약속을 하겠다"며 "삼성E&A의 최고경영자(CEO)로서 파트너들과 함께 이 와바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