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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전장 뛰어든 SK 최재원… 리밸런싱후 미션은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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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 이지선 기자

승인 : 2025. 12. 30. 17:50

SK스퀘어, 주가 300% 급등했지만
신규 투자·포트폴리오 제고 시급
SK이노, 석유화학 수익개선 등 과제
SK그룹의 소위 '혈'이 되는 당대 가장 중요한 거점을 맡아 책임지고 지휘해 온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리밸런싱 핵인 SK이노베이션에서 성장 모멘텀 축인 SK스퀘어로 이동했다. 이를 놓고 재계에선 배터리 리스크 관리와 화학사업 구조조정에서, 반도체·AI를 중심으로 한 신규 유망사업 투자와 M&A로 SK 전략 전반의 흐름이 바뀐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그룹에서 끈끈한 글로벌 네트워킹과 전략기획 전문가로 꼽혀왔다. 그룹의 주요 과제가 있는 계열사인 SK온과 SK이노베이션 등에 투입됐다. SK온에서는 기업의 해외 저변을 넓히고, SK이노베이션에서는 E&S와의 합병을 마치면서 큰 차원의 리밸런싱을 마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의 모기업인 SK스퀘어는 올 초 대비 주가가 300% 이상 성장하면서 세간의 큰 관심을 끌었지만 포트폴리오 재정비도 시급한 회사다. 유망 신사업을 발굴·투자해 성과를 내야 하는 투자형 중간지주사이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서다. 내년 그룹이 리밸런싱을 마무리 짓고 본격 성공스토리를 써 나가는데 AI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SK스퀘어의 투자 행보가 주목 되는 이유다.

◇최재원, 그룹 핵심 AI·반도체 신규투자 지휘 할 듯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스퀘어의 올 3분기 연결기준 현금자산은 1조5574억원으로, 그룹이 본격적인 리밸런싱을 시작하기 직전인 2023년 말 대비 22.5% 증가했다. 지속적으로 현금을 늘리면서 재무 안정성을 강화하고 투자를 위한 재원도 마련하는 모습이다.

SK스퀘어는 자회사 SK하이닉스의 성장에 힘입어 현재 주가가 36만원대를 오가고 있다. 올 초 7만8600원에서 시작했던 것에 비하면 이날 기준으로 무려 365%나 오른 수치다. 그간 SK스퀘어는 서울공항리무진·굿서비스·캐롯손보 등 비핵심자산을 매각하고, OTT 플랫폼 웨이브는 CJ ENM과 공동 투자로 경쟁력 강화를 꾀하는 등의 리밸런싱을 추진해왔다.

재계에서는 최 수석부회장이 SK스퀘어에서 AI 및 반도체를 중심으로 신규 투자 및 포트폴리오 밸류업을 통해 투자회사로서의 기업 가치를 제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스퀘어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이사회 중심의 계획 수립 및 실행과 명확한 기준에 따른 자금 할당, 일관성 있고 예측가능한 주주환원 지속, 포트폴리오 밸류업에 이어 반도체 AI 영역에서 미래 핵심 성장기회를 발굴하는 신규 투자를 앞세웠다. AI에 더해 앞으로 가파른 성장이 예고된 로보틱스 등의 산업에 뛰어들지도 관심사다.

◇ SK이노베이션 남은 과제는 SK온 독립·석유화학 수익성

SK그룹이 리밸런싱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서는 SK이노베이션의 재편 '마무리'가 필요하다. 최 수석부회장은 배터리 사업 출범 초기부터 유럽, 미국 투자를 중심으로 외형 확장에 나섰다. 배터리 사업은 초기 안착 여부와 대규모 투자 부담이 동시에 제기되는 분야로, 그룹 차원의 전략적 판단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오너 일가가 직접 관여하며 투자 의사결정에 힘이 실린 측면도 있다.

다만 이후 전기차 시장 둔화와 업황 악화 국면에 접어들자 투자 속도 조절과 사업 구조 조정 등 리밸런싱 작업 역시 주도했다. 최 수석부회장은 배터리 사업의 방향성을 정리하는 한편, AI 시대에 에너지 기업의 역할에 주목하면서 SK이노베이션의 성장 방향도 AI 인프라 구축의 주요 축으로 재정립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SK E&S와의 합병, SK온과 SKTI·SK앤텀 합병 등을 통해 1차적인 사업 재편을 마쳤다. 이어 올해에는 SK엔무브와 SK온 합병 추진, 유상증자를 통한 재무 구조 개선 작업을 병행하며 배터리와 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한 리밸런싱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 단계로 끌어올렸다.

사업 구조 정리가 일단락되면서 최 수석부회장이 이동하게 됐고, 이제 SK이노베이션의 과제는 장용호 사장 체제 아래에서 배터리 사업의 안정적 운영과 SK온의 독립 경영 기반을 다지는 데 있다. 동시에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석유화학 사업에 대해서도 구조 재편과 수익성 개선을 병행해야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내년 SK이노베이션이 본격적인 성과 관리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부문에서는 신규 투자보다 기존 생산기지의 효율화와 고객 다변화가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최근 해외 공장에 대한 합작 관계를 잇따라 청산하면서 가동률 개선 등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또 석유화학 부문 역시 수익성 중심의 운영 기조가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설비 효율화와 고부가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일부 사업에 대한 구조 조정 가능성과 함께, 기존 설비의 가동률 관리와 원가 절감이 단기적인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리밸런싱 이후의 첫 해가 SK이노베이션의 사업 체질을 가늠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안소연 기자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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