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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데헌·로제·민희진...2025 가요계를 관통한 키워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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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

승인 : 2025. 12. 29. 08:00

'케이팝데몬헌터스', IP로 재편된 K-팝 무대
로제, '아파트'로 56주 이어간 빌보드 기록
민희진, 하이브와 법적 공방이 남긴 구조의 균열
케이팝데몬헌터스
'케이팝데몬헌터스'/넷플릭스
2025년 연예계는 성과와 논란·확장과 충돌이 교차한 해였다. K-콘텐츠는 세계 시장에서 새로운 형식으로 소비되며 영향력을 넓혔고, 아티스트 개인의 존재감도 이전보다 선명해졌다. 반면 외형적 성장의 이면에서는 제작 시스템과 권한 구조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며 산업 전반에 긴장감도 남겼다. 콘텐츠의 확장과 개인의 부상·구조적 논쟁이 맞물린 2025년 가요계를 세 가지 키워드로 되짚어봤다.

◇'케이팝데몬헌터스' K-콘텐츠, 음악→IP로 확장
'케이팝데몬헌터스'(이하 케데헌)는 2025년 K콘텐츠 확장의 상징적인 사례로 꼽힌다. 지난 6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공개 이후 누적 시청 수 3억 회를 돌파하며 넷플릭스 역대 영화·쇼 전체 1위 기록을 세웠다. 작품의 성공은 시청 지표에만 머물지 않았다. OST 앨범은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정상에 올랐고 주인공 헌트릭스가 부른 주제가 '골든'은 애니메이션 OST 최초로 빌보드 '핫 100' 1위를 기록했다. K-팝은 이 작품을 통해 음악 장르를 넘어 서사와 캐릭터·세계관을 결합한 종합 지식재산(IP)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성과로 증명했다.

'케이팝데몬헌터스'의 성공은 케이팝 산업이 음악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야 했던 이유를 분명히 보여준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인지도 확장 이후 K-팝은 새로운 소비 방식을 통해 지속 가능성을 증명해야 했다. 애니메이션이라는 포맷은 언어 장벽을 낮추고 세계관을 전달하는 가장 효과적인 선택지였다. 2025년은 K-팝이 하나의 장르를 넘어 문화 포맷으로 기능하기 시작한 해였다.

로제
로제/더블랙레이블
◇ 로제, 솔로로 증명한 글로벌 영향력…'아파트' 신드롬
지난해 10월 발매된 로제의 싱글 '아파트'(APT.)는 2025년에도 식지 않는 영향력을 이어갔다. 미국 가수 브루노 마스와 협업한 이 곡은 발매 1년이 지난 11월까지 빌보드 '핫 100'에 머물며 56주 연속 차트인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 9월에는 미국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서 K-팝 최초로 '올해의 노래'를 수상했다. 로제는 내년 2월 열리는 제68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올해의 앨범'과 '올해의 노래' 후보에 오르며, K-팝 솔로 아티스트가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경쟁 가능한 주체임을 수치와 성과로 입증했다.

로제의 성과는 K-팝이 그룹 중심 산업 구조에서 개인 아티스트 중심 구조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시장에서 팀의 브랜드보다 개인의 음악적 정체성과 서사가 경쟁력으로 작동하는 환경 속에서 로제는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지속 가능성을 성과로 증명했다. '아파트'의 장기 차트 성적과 주요 시상식 수상은 개인 단위의 K-팝 아티스트가 일회성 화제가 아닌 독립된 브랜드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였다.

민희진
민희진/어도어
◇ 민희진, 성과 뒤 드러난 균열…K-팝 산업 구조의 시험대
민희진은 그룹 뉴진스가 최근 멤버 전원이 소속사 복귀 의사를 밝히며 갈등 국면이 일단락되는 분위기 속에서 2025년 가요계의 핵심 이슈로 남았다. 가장 큰 파장을 남긴 논의는 흥행 성적이 아닌 제작 시스템과 권한 구조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었다.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는 지난해 8월 대표이사에서 해임된 데 이어 11월 사내이사직에서도 사임하며 하이브를 떠났고, 이후 하이브와 주주 간 계약 해지 여부를 둘러싼 소송과 풋옵션 청구 소송에 돌입했다. 하이브는 주주 간 계약이 이미 해지돼 풋옵션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고, 민 전 대표는 계약 위반 사실이 없다며 맞서고 있다. 이와 맞물려 뉴진스의 전속계약 분쟁까지 이어지며 논란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됐다.

민 전 어도어 대표를 둘러싼 분쟁은 K-팝 산업의 외형적 성장 이후 드러난 구조적 한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급속한 글로벌 확장 과정에서 레이블 자율성과 본사 통제, 창작자 권한과 경영 판단의 경계는 충분히 정리되지 못했고 그 누적된 긴장이 2025년에 표면화됐다. '민희진과 하이브 간의 법적 공방'은 특정 인물의 문제를 벗어나 대형 기획사 체제 안에서 권한과 책임이 어떻게 배분돼야 하는지를 묻는 계기가 됐다. 이는 K-팝 산업이 성숙 단계로 진입하며 내부 규칙을 재정의해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세 키워드는 서로 다른 영역을 가리키는 듯 보이지만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다. '케이팝데몬헌터스'는 K-팝 콘텐츠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줬고, 로제는 그 확장된 시장 안에서 개인이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를 증명했다"면서 "민 전 어도어 대표는 그 모든 성과를 떠받치는 시스템이 과연 지속 가능한 구조인지에 대한 질문을 남겼다"고 말했다.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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