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발행 절차 진행 후 미국 측 지분 10% 보유
고려아연 "대한민국 경제 안보 이바지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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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미 제련소 건립은 고려아연이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미국의 공급망 강화 전략에 한국 기업이 참여한다는 산업적 의의가 가장 크다. 이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으로서는 경영권에 힘을 실어 줄 우군을 얻게 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고려아연은 올 초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회를 최 회장 측 인사들로 포진하는 효과는 냈지만 경영권 분쟁을 빚고 잇는 영풍 측 대비 지분율은 뒤지는 상황이었다. 이는 이사진 임기 만료 시마다 영풍 측 인사가 진입할 수 있는 구조였다. 연말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로 우군을 얻는 효과를 보면서, 이제는 지분율도 대등해져 이사회 진입 방어도 가능해지게 됐다.
24일 고려아연은 법원의 결정이 나온 후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면서 "고려아연의 미래 성장을 견인할 크루서블 프로젝트를 차질없이 진행하고 성공적으로 이끌어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핵심광물 공급망의 중추 기업으로서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대한민국의 경제 안보에도 이바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가처분 기각에 따라 고려아연은 26일 제3자 유증에 이어 내년 1분기 중 사업 부지 준비 및 기초 토목 작업에 돌입한다. 2027년 1분기 건설에 착공하고 2029년 4분기 전체 공정을 완공한 후 2030년 1분기 시운전을 완료하는 일정이다. 연간 약 110만톤의 원료를 처리해 54만톤 규모의 최종 제품들을 생산하는 규모다.
생산품목은 아연·연·동 같은 산업용 기초금속을 비롯해 안티모니, 인듐, 비스무트 같은 핵심 전략광물들이 포함된다. 이 중 11종은 미국 내무부의 2025년 최종 핵심광물 목록에 포함돼 있다. 미국 국가 및 경제 안보에 필수적이면서 공급 차질 위험이 높다는 뜻이다. 세계 최대 수요 지역에 거점을 구축한 셈이다. 또한 미국 정부와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전례가 드문 사례를 만들어냈다.
최 회장의 경영권이 보다 안정될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효과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 회장 측 11명, 영풍 측 4명이다. 다만 영풍 측이 지분율에서는 우위이기 때문에 이사 임기가 만료될 때마다 이사회에 영풍 인사를 진입시킬 수 있는 구조였다. 여기에 미국 측 지분 10%가 반영되면 지분이 대등해지면서 영풍 측의 이사회 진입이 쉽지 않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유상증자 전인 현재 영풍 측 의결권 기준 지분은 47%대이고, 최 회장 측은 33%대로 14%포인트 이상 벌어진 상태였다. 그러나 유증 이후에는 영풍은 42%대, 최 회장 측은 40%대로 조정된다. 여기에 국민연금까지 가세하면 최 회장이 앞설 수도 있는 구조다.
영풍 측은 법원의 결정에 "아쉬움을 표명한다"면서도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서 제련소 프로젝트가 미국 뿐 아니라 고려아연과 한국 경제 전반에 실질적인 '윈윈'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대규모 해외 전략 프로젝트가 안정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경영진이 이사회와 최대주주로부터 지속적인 신뢰와 지지를 확보할 수 있는 지배구조와 의사결정 체계가 전제돼야 한다"고도 전했다.
영풍 측은 '최대주주'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앞세우면서, 회사의 경영을 위해 "모든 제도적·법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