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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엔비디아 칩 불법 수출 혐의로 중국인 2명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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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12. 09. 15:07

트럼프, 중국 수출 허용 직후 적발
H100·H200 밀반출 정황 확인
USA-NVIDIA/CHINA
엔비디아 로고가 보이는 일러스트/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법무부가 엔비디아의 고성능 인공지능(AI) 칩을 중국으로 불법 반출하려 한 혐의로 중국계 인물 2명을 체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신 H200 칩의 대중 수출을 허용한 직후에 터진 사건으로,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긴장도 더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이날 "판웨이궁(43·중국 국적)과 벤린 위안(58·캐나다 국적·중국 출신)이 미국의 수출 통제를 우회해 엔비디아 H100·H200 칩을 중국으로 보내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홍콩 물류업체 직원들과 중국의 AI 기술업체 관계자들과 각각 공모해 정교한 밀반출 방식을 구축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이 확보한 고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차명 구매자와 중개업자를 내세워 칩을 확보한 뒤, 미국 고객용 또는 대만·태국 등 제3국 수출용으로 신고해 통제를 피했다. 칩은 미국 내 여러 창고로 보내졌고, 그 과정에서 엔비디아 라벨이 제거되고 가짜 회사명이 붙은 새로운 라벨로 교체됐다. 이후 수출용으로 재포장하는 절차가 반복됐다.

별도로 제기된 고소장에서는 위안이 검수 인력을 모집하고 관리하며, "물품이 중국행이라는 사실을 언급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린 정황도 드러났다.

검찰은 해당 밀반출 네트워크가 2023년 11월부터 운영돼 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다른 공범인 앨런 하오 슈(43)는 지난 10월 밀수 및 불법 수출 혐의를 인정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슈와 그의 회사는 중국에서 5000만달러 이상의 자금을 송금받아, 최소 1억6000만달러 규모의 통제 칩을 수출하거나 수출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엔비디아는 성명을 통해 "중고 시장에서 거래되는 구형 그래픽처리장치(GPU)라도 보안과 검증 절차는 매우 엄격하다"며 "정부와 협력해 2차 밀반출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2022년부터 '미국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는 세계 어디서 생산되든 중국에 판매할 수 없다'는 강력한 수출 통제를 시행해왔다. 트럼프 정부는 올해 9월 규정을 확대해, 제재 대상 기업이 지분 50% 이상 보유한 모든 자회사까지 자동 포함하도록 재정비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엔비디아 H200 칩의 대중 수출을 허용하면서, "정책의 일관성 결여가 오히려 밀반출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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