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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이 뒤흔든 올해 반도체 업계… SK하이닉스 독주 속 삼성 반격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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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승인 : 2025. 12. 07. 15:43

생성형 AI 확산에 HBM 중심 시장 재편
SK하이닉스 주도권 공고히
삼성전자 HBM4으로 기술력 강화
구글 TPU 등장…AI 메모리 기술 경쟁 가속화
SK하이닉스 HBM4_02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HBM4 양산 체제 구축을 공식 발표했다./SK하이닉스
2025년 반도체 산업은 HBM(고대역폭메모리)이 수요와 기술 경쟁의 중심으로 떠오르며 시장 판도를 근본적으로 바꾼 한 해였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투자가 급증하면서 메모리 시장은 범용 D램·낸드 중심 구조에서 HBM 중심 고부가 시장으로 빠르게 재편됐고 국내에서는 SK하이닉스가 HBM 시장 주도권을 공고히 한 반면 삼성전자는 조직과 기술 전략을 재정비하며 반격 준비에 나서는 구도가 형성됐다는 평가다.

7일 업계에 따르면 AI 학습·추론 서버용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HBM 생산에 집중하는 흐름이 이어졌고, 이 여파로 범용 메모리 공급이 줄며 서버·PC D램 가격도 동반 상승했다. 반도체 공급 구조가 AI 인프라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HBM 없이는 데이터센터 증설이 사실상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수치도 이를 뒷받침한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HBM 시장은 전년 대비 115%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맥락에서 서버용 DDR5 가격은 분기 기준 43~48%, PC용 DDR5는 30%대 상승하며 메모리 업황 회복을 주도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HBM 생산 비중 확대가 범용 D램 공급 축소로 이어지며 가격 상승을 촉발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 수출 실적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올해 1~11월 누적 수출액은 6402억달러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반도체 수출은 1526억달러를 기록해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확정했다. 반도체가 사실상 수출 회복을 이끈 셈이다.

전문가들은 올해를 AI 시대의 명확한 전환점으로 본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SK하이닉스는 HBM 선도를 유지하면서 범용 메모리에서도 선전해 기술과 수익성을 동시에 입증한 해였다"며 "삼성전자는 HBM 준비 과정에서 다소 밀렸지만 AI 반도체가 주된 제품이 되는 흐름 속에서 내년에는 HBM과 파운드리 모두 성과를 낼 여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기업들도 HBM 기술 우위를 위해 경쟁에 대비 중이다. 삼성전자는 DS부문 내 메모리 개발 담당을 신설하고 HBM 개발 조직을 재배치했으며 SK하이닉스도 AI리서치센터와 HBM 전담 기술조직을 구축했다.

내년에는 HBM4와 차세대 AI 메모리 경쟁이 본격화되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구글 TPU(텐서처리장치)의 등장은 AI 반도체 시장이 GPU(그래픽처리장치) 중심 구조에서 AI 전용 프로세서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이 LLM(거대언어모델)과 딥러닝 연산에 최적화된 자체 프로세서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메모리 수요 구조도 함께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교수는 "TPU와 같은 AI 전용칩은 하나의 프로세서에 HBM이 6~8개 탑재되는 구조여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HBM 수요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TPU와 유사한 형태의 AI 전용 프로세서가 계속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과정에서 HBM4를 넘어 HBF(고대역폭플래시), PIM(프로세싱인메모리) 등 차세대 AI 메모리 기술 경쟁도 함께 가속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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