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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인문계지만 AI 수업 듣죠”…충북온라인학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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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김남형 기자

승인 : 2025. 11. 30. 16:00

고교학점제 맞춤형 온라인학교… 학생 2명만 원해도 강좌 개설
소규모·농촌 학교도 다양한 선택권 확보
메타버스 기반 실시간 수업… "교실보다 적극적"
온라인학교 스튜디오
윤정호 교사가 11월 26일 충북 청주시 충북온라인학교의 스튜디오에서 오송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인공지능수학'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윤 교사의 뒤에는 크로마키 스크린이 설치돼 있다./김남형 기자
지난 11월 26일 오후, 청주시 서원구 청주남중 4층. 학생 수 감소로 한동안 비어 있던 이 공간은 지금 충북온라인학교의 강의실과 교무 공간으로 새롭게 쓰이고 있다. 'ON AIR' 불이 켜진 강의실 안에서는 윤정호 교사가 온라인학교로부터 약 19㎞ 떨어진 오송고 2학년 학생 8명과 실시간으로 연결해 '인공지능수학'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강의실 내부는 전통적인 교실이라기보다 방송 스튜디오에 가까웠다. 벽면을 채운 크로마키 스크린과 이를 비추는 조명, 교사 앞에 놓인 카메라와 모니터가 공간 대부분을 차지했다. 대형 모니터에는 학생들의 표정과 수업 화면이 동시에 떠 있었고, 교사는 화면 움직임을 살피며 바로 설명을 보탰다. 이날 수업은 이미지를 분류하는 인공지능의 기본 개념인 퍼셉트론 구조를 복습한 뒤, 메타버스 공간에서 팀별 문제풀이와 미션 수행으로 이어졌다.

윤정호 교사는 "온라인이라고 해서 일방향 강의가 아닙니다. 화면에 학생 얼굴이 크게 보여 어디에서 어려워하는지 오히려 더 빨리 파악할 수 있어요"라며 "메타버스나 퀴즈 기능을 활용하면 교실보다 질문과 참여가 더 활발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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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온라인학교 수업 모습. /김남형 기자
온라인학교는 단위학교에서 개설하기 어려운 소인수 과목을 학생이 원하는 시간대와 방식으로 수강할 수 있도록 마련한 온라인 기반 학교다. 2025학년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이후 학생들의 과목 선택 폭이 넓어지면서 실시간 쌍방향 형태의 다양한 선택과목 제공이 중요해졌고, 출결·평가·세부능력특기사항 기록까지 정규 교육과정과 동일하게 인정된다. 메타버스·교육용 앱 등 최신 에듀테크 활용도 확대되고 있다.

충북온라인학교는 청주시 구도심 청주남중 4층을 전면 리모델링해 구축한 '도심형 온라인 전용 캠퍼스'다. 지난해 9월 1일 문을 연 뒤 수강생은 2024년 2학기 181명에서 올해 1학기 359명, 지난달 1일 기준 도내 19개 학교 507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현재 AI·인문사회·보건·외국어 등 56개 강좌를 운영 중이며, 대부분 단위학교에서 개설이 쉽지 않은 진로·심화 과목이다. 강좌는 온라인학교가 자체 개설하는 '개설형'과 단위학교 요청을 반영한 '주문형'으로 구성된다. 특히 학생의 요구를 반영해 신설된 주문형 강좌가 41개에 이르며, 수강 희망 인원이 2명만 되어도 개설을 적극 검토하는 유연한 방식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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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호 교사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충북온라인학교 내 스튜디오 /김남형 기자
이러한 운영 방식은 현장에서 큰 효과를 내고 있다. 교원 확보가 쉽지 않은 소규모 학교인 황간고 학생들은 기존에 개설하기 어려웠던 '물리학Ⅰ'과 '지구과학'을 온라인으로 수강하며 진로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 중규모 학교인 청주중앙여고에서도 소인수 과목인 '파이썬 프로그래밍', '생명윤리기초' 등이 온라인학교를 통해 안정적으로 제공돼 학생들의 학습 기회가 한층 다양해졌다.

학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오송고 2학년 고수연 학생은 "학교에 없는 과목도 온라인학교를 통해 들을 수 있어 너무 좋아요. 친구들과 함께 접속해 들어서 집중도도 높아요"라고 말했다. 같은 학교 박태은 학생은 "인문계열인데도 인공지능 분야에 관심이 있었는데 온라인학교 덕분에 원하는 과목을 수강할 수 있었어요. 진로 탐색에 정말 도움이 돼요"라고 했다. 서호원 학생 역시 "학생 수요에 맞춰 다양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온라인학교는 꼭 필요한 제도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충북온라인학교는 앞으로도 학생 개별 진로와 선택권을 확장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대면 체험수업 강화, 충청대학교 등 지역 대학과의 장비·공간 공유, 타 시도와의 공동 온라인 강좌 개설 등을 추진하며 더 넓은 학습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육지송 충북온라인학교 교장은 "학생이 어디에 살든 원하는 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배울 수 있게 하는 것이 온라인학교의 핵심 가치"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장점을 결합해 충북형 미래학교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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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온라인학교 전경. /김남형 기자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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