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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 부산물로 악취저감·해충방제”… 업사이클링으로 ‘일석다(多)조’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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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정영록 기자

승인 : 2025. 11. 06. 14:00

6일 농진청, '자원순환기술' 개발 발표
양돈농가 악취 저감으로 농가소득 제고
기술가치평가상 생산 유발 효과 4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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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장이 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감귤 부산물을 친환경 자재로 탈바꿈 시키는 자원순환기술 개발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정영록 기자
농촌진흥청이 감귤즙을 짠 뒤 나오는 부산물을 친환경 농업 자재로 탈바꿈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농업 분야 '업사이클링' 기술을 통해 농가소득 향상 및 농업환경 개선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김대현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장은 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내 농림축산식품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김 부장은 "감귤 비상품과를 가공하고 난 뒤 나오는 부산물은 연간 약 4만톤(t)으로 전체 생산량의 10% 수준"이라며 "대부분 소 먹이 등으로 활용되거나 폐기업체에 위탁 처리돼 버려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처리에 한계가 있던 부산물을 자원순환의 핵심 재료로 전환하기 위해 이번 기술을 개발했다"고 부연했다.

농진청은 지난 2022년부터 대학·산업체 등과 공동 연구를 진행해 감귤 부산물을 △악취 저감제 △해충 유인제 △토양 개량제 등으로 재활용하는 자연 순환 기술을 개발했다.

악취 저감제는 감귤 부산물의 약 30%를 차지하는 침출수(탈리액)를 활용했다. 탈리액에 유산균, 고초균, 효모 등 유용 미생물을 배양해 제조했다.

농진청에 따르면 해당 제품을 양돈 분뇨 저장조 2곳에 투입한 결과 주요 악취 성분인 암모니아가 91% 줄어들고, 황화수소는 99% 저감됐다. 사육규모 2000마리 수준 양돈농가에서 실증했을 때 분뇨 악취를 제거한 액비는 처리업체에서 저렴하게 수거해 연 소득 3700만원 증대 효과가 나타났다. 지난해 기술가치평가에서 집계된 생산 유발 효과는 40억원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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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이 감귤 부산물을 활용해 만든 친환경 자재 제품들. /정영록 기자
해충 유인제의 경우 감귤즙을 짜는 과정에 나오는 '리모넨' 성분을 이용했다. 리모넨과 페로몬을 조합해 만든 유인제는 고구마·인삼·배 등 작물의 잎과 뿌리에 피해를 주는 '큰검정풍뎅이' 암컷 유인에 효과를 보였다. 실증 결과 큰검정풍뎅이 유인·포획률은 페로몬만 투입했을 때보다 약 45% 향상됐다. 고구마 피해율은 52%에서 15%로 37% 포인트(p) 줄었다.

김 부장은 "감귤 부산물 리모넨을 활용하면 시중에 판매되는 리모넨을 직접 구매해 유인제를 만들 때보다 비용을 70% 절감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산업화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토양 개량제는 고체 형태인 껍질과 펄프 등을 원료로 만들었다. 펄프는 과육에 붙어 있는 하얀색 섬유질을 말한다. 해당 부산물에 질소·탄소·인·칼륨 등 영양분과 쌀겨 등 배합 물질을 섞어 제조했다. 해당 배합물질 비율을 조절하면 작물 맞춤형으로도 만들 수 있다.

농진청 실증 결과 해당 자재를 흙에 섞어줄 경우 기존 자재 대비 물을 머금는 성질인 '보수성'이 50% 이상 향상됐다. 식물 수분 스트레스는 약 90% 줄었다. 실증이 완료되면 조경·도시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농진청은 보고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악취 저감제는 지난해 특허출원을 완료하고 농산업체에 기술이전도 했다"며 "나머지도 올해 특허 출원을 준비 중이며 마무리되면 산업체에 기술을 이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농진청은 앞으로 감귤 부산물 제품의 안전성을 검증하고 환경성 평가를 추진, 관련 법령 개정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 부장은 "감귤 부산물이 자원순화기술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단계적 실용화에 나설 것"이라며 "이번 기술 개발은 부산물을 활용해 1석3조 효과를 도출한 의미가 있다. 농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첫 걸음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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