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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금감원장, 민원 현장 첫 행보…“벨기에펀드 배상 재조정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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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

승인 : 2025. 11. 05. 14:22

피해자 직접 만나 소비자보호 행보
내년 1월까지 매주 임원 민원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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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1층 금융민원센터에서 열린 '금감원 경영진 민원상담 Day'에서 첫 현장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일반 민원인을 직접 만나며 '소비자 중심 감독'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벨기에펀드 불완전판매 의혹과 관련해서는 "사실관계가 확인되면 배상기준을 재조정하겠다"고 밝히며, 금감원이 실질적 피해 구제에 나설지 주목된다.

5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 1층 금융민원센터에서 이 원장은 '경영진 민원상담 Day' 첫 주자로 나서 벨기에펀드 피해자 등 민원인들을 직접 만났다. 금감원장이 개별 민원을 대면 청취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금융소비자 보호 기조를 실무에 반영하려는 의지를 보여준 행보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내년 1월까지 매주 1회씩 부원장·국장 등 11명의 임원이 순차적으로 상담에 참여할 예정이다.

첫 상담을 받은 벨기에펀드 피해자 김모씨는 "지난해부터 수차례 탄원서를 제출했지만 외면당해 왔다"며 "이날 만난 이 원장은 사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 피해자 입장을 공감하려는 태도를 보여 조직이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앞서 이 원장에게 직접 민원을 전달했으며, 이 원장이 '자료를 보내달라'는 답장을 보낸 뒤 직접 검토하며 피해자 측 주장을 숙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벨기에펀드는 2019년 6월 한국투자리얼에셋이 설정한 900억원 규모의 부동산 펀드로, 벨기에 정부기관이 임차한 건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그러나 유럽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자산 가치가 급락하면서 지난해 말 전액 손실이 확정됐다. 주요 판매사는 한국투자증권(589억원), KB국민은행(200억원), 우리은행(120억원) 등이다.

판매 규모가 가장 큰 한국투자증권은 일부 투자자에게 최대 50% 수준의 배상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피해자들은 "배상액에 기존 배당금이 포함돼 있어 실제 보상률은 30%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실제 손실 기준으로 다시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자 측은 배당금 포함 배상 폐지, 최소 50~80% 배상 기준 설정, 판매사 책임 강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달 15일부터 이들 판매사에 대한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이번 검사는 불완전판매 여부뿐 아니라 배상 기준 산정의 적정성까지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민원 상담은 경영진이 직접 나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실천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며 "현장의 목소리가 감독 업무 전반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를 지속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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