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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을지로 공실이 갤러리로…지역경제에 예술 더한 I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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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진 인턴 기자

승인 : 2025. 11. 03. 18:17

신진 작가에 창작·판로 지원
인근 직장인 등 관람객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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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더 아트프라자' 전시관 모습. /장경진 인턴
"신진 작가들이 밀려나는 을지로를 IBK가 지켜주고 있어요."

28살 직장인 안태은씨는 매년 을지로 '더 아트프라자' 전시장을 찾는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을지로에서 작가로 활동했던 그는 "예전에는 작업실도 많고 전시도 자주 열렸는데, 재개발로 작가들이 하나둘씩 떠나고 있다"며 "더 아트프라자는 남은 작가들이 이곳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중한 기회"라고 말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IBK기업은행이 서울 중구 본점과 IBK파이낸스타워 로비, 지하 유휴공간을 개방해 진행한 '2025 더 아트프라자: 을지폴리 by IBK'에 직접 다녀왔다. 기업은행은 신진 작가의 창작·판로 지원과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2022년부터 더 아트프라자를 개최했다.

올해는 작년보다 규모를 1.5배 더 키웠다. 신진 작가 126명의 작품 600여점이 출품된다. 주제는 을지로와 보드게임 모노폴리(Monopoly)를 결합한 '을지폴리'다. 경쟁의 공간이 아닌 사회와 도시, 지역 공동체가 모두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곳으로서 규칙을 새롭게 바꾼 게임판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행 본점을 중심으로 을지로 지하상가의 공실을 전시 공간으로 구성해 도시 전역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확장했다. 을지로 내 15개 전시 공간과 지역 소상공인 협업에 참여하는 방식은 작년과의 차이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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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작가들이 IBK기업은행 소속 회계사가 진행하는 세무·회계 강의를 듣고 있다. / 장경진 인턴
관람객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인근 직장인부터 시민, 소상공인, 작가 등 점심시간에만 3000여명이 전시 공간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은 작가와 소통하는 '아티스트 토크', 큐레이터와 함께하는 '전시투어', 을지로 상인들이 직접 참여한 '아트살롱', 푸드트럭 등 먹거리를 제공하는 'TAP마켓'을 통해 관람객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노력 중이다.

현장에서 기자의 눈을 사로잡았던 전시는 박진우 작가(29)의 '조각 오마카세'였다. 기계나 컴퓨터를 활용한 인공지능(AI) 조형물이 아닌 수작업으로 만든 조각(피스)들을 우연성을 기반으로 이어 붙여 즉흥적인 조각물을 만드는 '퍼포먼스형' 전시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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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 오마카세를 선보인 박진우 작가가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 장경진 인턴
전시에 참여하는 문화예술인을 위한 금융 지식 교육도 눈에 띄었다. 재능기부 차원에서 사내 회계사가 참석해 이들에게 필요한 금융 정보를 알려줬다. 이와 관련 박진우 작가는 "더 아트프라자는 신진 작가들에게는 등용문처럼 여겨진다"며 "작가로서 커리어와 현실적인 지원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자리"라고 말했다.

김은용 기업은행 사회공헌부 팀장은 "공간 효율화를 통해 더 많은 시민과 작가가 의미 있게 참여할 수 있도록 매년 운영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을지로라는 공간에서 더 많은 예술인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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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있는 지하상가 점포를 전시 공간으로 활용한 모습. 큐레이터가 작품 설명을 하고 있는 가운데, 안과 밖으로 관람객이 붐비고 있다. / 장경진 인턴
장경진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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