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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사령탑 교체…SKT, 첫 법조인 CEO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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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모 기자

승인 : 2025. 10. 30. 16:42

새 CEO에 정재헌 대외협력 사장 선임
판사 출신 법률 전문가, 그룹 요직 두루 역임
재무건전성 제고, AI·B2B 중심 체질개선 등 과제
유영상 전 사장은 SK수펙스추구협의회로
사진1. 정재헌 SKT CEO
정재헌 SK텔레콤 신임 CEO./SK텔레콤
SK텔레콤이 4년 만에 새 사령탑을 맞이했다. 법조인 출신으로 2020년 SK텔레콤에 합류한 정재헌 대외협력담당 사장이 주인공이다. 올해 대규모 유심 해킹 사고에 따른 분위기 쇄신 차원의 조치로 평가된다. 2021년부터 SK텔레콤을 진두지휘하며 통신·AI 사업 등을 이끌어 온 유영상 전 사장은 SK수펙스추구협의회 AI위원회 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30일 SK텔레콤은 신임 CEO로 정 사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SK텔레콤의 대표이사로 등재된다. 정 사장은 통신·IT 전문가가 대부분이었던 그간의 SK텔레콤 CEO와 달리, 부장판사를 역임한 법률 전문가다. 1968년생인 그는 사법연수원 29기로 사법연수원 교수, 대법원 법원행정처 전산정보국장,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치며 20년간 법조계에 몸담았다. 2020년 SK텔레콤 법무그룹장으로 입사한 이후에는 SK스퀘어 투자지원센터장, SK텔레콤 대외협력담당, SK 수펙스추구협의회 거버넌스위원장 등 그룹 내 요직을 거쳤다.

SK텔레콤은 "정 CEO는 오랜 공직 경험과 그룹 내 요직을 거친 법률가 출신 전문경영인인 만큼 기본과 원칙을 바탕으로 조직 내실을 단단히 다지고 대내외 신뢰를 회복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당초 유영상 전 사장의 유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시각이 많았다는 점에서 인사 배경에 시선이 모인다. 그는 그룹 내 통신·IT 전문가이자 20년 넘게 SK텔레콤에 몸 담은 '정통 SKT맨'이다. 2011년 SK하이닉스 인수 당시에도 프로젝트 실무를 총괄한 주역으로 평가된다. SK텔레콤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에는 미래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탈(脫)통신' 전략을 본격화하며 AI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해왔다. 현재 SK텔레콤이 중장기 지향점으로 내걸고 있는 '글로벌 AI 컴퍼니' 역시 유 전 사장의 이 같은 의지가 반영됐다. 취임 첫 해인 2021년 1조3800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조8200억원으로 크게 뛰었다.

다만 올해 4월 가입자 23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초유의 유심 해킹 사태를 겪으면서 입지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경쟁사 대비 신속한 대처와 5000억원 규모의 보상안 등을 통해 한동안 내림세를 보였던 주가도 이전 수준을 회복 중이지만, 재정적 부담과 브랜드 신뢰도 하락 등이 유임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이날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2000년 이후 첫 영업손실을 공식화했다.

정 사장의 CEO 선임과 관련해 대관 역량 강화와 외부 리스크 대응 차원이라는 시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인사 직전까지 그룹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안다"며 "유심 해킹 사고로 그룹 총수까지 고개를 숙인데다 새 정부 출범 초기부터 눈총을 받은 점 등이 직간접적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안팎에선 정 사장의 당면 과제로 유심 해킹 사태 수습을 비롯해 재무건전성 제고, AI·B2B 중심의 체질개선 등을 꼽는다. IT업력이 상대적으로 짧다는 점에서 전문성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편 SK텔레콤의 완전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도 이날 김성수 유선·미디어사업부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1966년생인 김 사장은 SK그룹에서 30여년간 통신·미디어 사업 부문 직무를 수행해왔다.
연찬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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