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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신내각은 '보수 결집'과 '당내 화합'을 축으로 짜였다. 일본 정치사상 첫 여성 총리로 취임한 다카이치는 이달 21일 출범 이후 자민당 내 계파 이해와 세대 균형을 고려하면서도 강경보수 노선을 명확히 드러냈다. 이번 내각의 5대 중추 요직은 다음과 같다.
첫째, 관방장관에는 기하라 미노루 전 방위상이 발탁됐다. 기하라는 아베 신조 전 총리와 가까운 핵심 보수 인사로, 야스쿠니신사 참배 이력으로 한중 양국의 반발을 산 인물이다. 다카이치는 그를 '정권의 2인자'로 두며 보수 정체성을 강화했다.
둘째, 외무상에는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이 복귀했다. 모테기는 오랜 외교 경험을 바탕으로 미·일 동맹 복원과 통상협력 조율을 담당하게 될 전망이다. 다카이치는 방위비 증액·안보문서 개정 등 미국과의 공동 노선을 추진하기 위해 모테기를 전략적 파트너로 기용했다. 모테기는 2019년 당시에도 외무상으로 한일 관계 경색의 원인으로 한국의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지목하며, "한국이 국제법을 위반했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인바 있다.
셋째, 방위상에는 고이즈미 신지로 전 농림수산상이 임명됐다. 자민당 내 개혁파이지만 이번엔 다카이치와의 '화합 제스처' 속에 발탁됐다. 그의 임명은 젊은 세대 결집을 통한 정치적 균형 조정으로 평가받으며, 방위 전략의 '세대 교체'를 상징한다.
넷째, 총무상에는 하야시 요시마사 전 외무상이 올랐다. 하야시는 결선투표에서 다카이치와 경쟁했던 중도 성향의 인물이지만, 이번 임명으로 '탈계파 내각' 이미지를 강화했다. 다카이치는 이를 통해 자민당 내 분열을 최소화하고, 기초행정 및 지방분권 개혁을 추진하려 한다.
다섯째, 경제산업상에는 아카자와 료세이 전 경제재생상이 임명됐다. 그는 이시바 전 총리 측 핵심인사로, 미·일 통상협상 경험을 살려 반도체·에너지 전략을 조율할 인물로 평가된다. 이 인사는 일본 경제의 기술자립 및 공급망 재편 의지를 상징한다.
다카이치 내각은 여성 할당 확대를 약속했으나, 19명 중 여성 장관은 두 명에 그쳤다. 사쓰키 가타야마가 일본 최초의 여성 재무상, 오노다 기미가 경제안전보장상으로 발탁됐다. 이는 성평등 이미지보다는 실용 보수 중심의 인선이었음을 보여준다.
정치적으로 다카이치는 아베파를 계승하면서도 고이즈미·하야시 등 경쟁세력 포용을 통해 '전세대 총력 결집형 내각'을 완성했다. 그의 행보는 미·중 전략 경쟁 속에서 일본의 '자주적 보수외교'를 강화하는 동시에, 당내 권력기반을 넓히기 위한 포석이다. 요미우리와 닛케이 등 일본 주요 언론은 이를 두고 "보수의 중심 재편 내각"이자 "차기 장기정권 가능성을 염두에 둔 첫 행보"라 평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