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의 유용함 소개하면서 위험성도 같이 논의
11월 17~18일 파주 한소망교회서 실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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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부터포럼'은 20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 이원홀에서 'AI, 너에게 한국교회의 내일을 묻는다'라는 주제로 제4차 포럼을 개최했다.
'나부터 포럼'은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종교개혁의 정신으로 주요 이슈를 분석하고 나부터 개혁과 실천 캠페인을 전개하고자 만든 기독교단체다. 4차 포럼 행사에는 교계 지도자와 연구자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포럼은 구요한 차 의과학대학교 교수의 'AI, 넌 누구니?'와 AI안전연구소장 김명주 교수의 'AI, 너와 어떻게 놀아야 하니?' 두 강연으로 진행했다.
첫 번째 발제에서 구요한 교수는 우선 AI가 목회 현장에서 얼마나 유효한지 사례를 들며 설명했다. 매주 하는 교회 설교는 초기 세팅만 해놓으면 인도네시아·중국·영어·스웨덴 등 다양한 나라의 언어를 번역해서 세계 각국에 온라인으로 보낼 수 있다. 또한 평소 기록을 꾸준히 모을 경우 그 기록을 바탕으로 부가적인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AI에 명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 교수는 AI의 본질을 "기계가 아니라 인간을 비추는 거울"로 규정했다. 그는 "AI는 인간이 만든 '지능의 모사체'이지만, 동시에 인간의 욕망과 편향, 그리고 신적 영역에 대한 도전 의식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바벨탑 사건(창 11장)을 인용하며, "인간이 언어와 기술로 스스로 신이 되려 한 시도가 오늘날 AI 문명에서도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구 교수는 "AI의 발전은 멈출 수 없지만, 그 사용은 통제 가능해야 한다"며 "기독교적 윤리와 영성의 회복이 기술문명의 방향을 바로잡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구 교수는 AI의 현주소를 설명하며 "AI는 더 이상 학습만이 아니라 '자기 재학습' 단계로 나아가고 있으며, 그 안에서 인간의 창의성과 정체성이 도전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모델 붕괴(Model Collapse)' 현상을 소개하며, "AI가 인간의 데이터를 반복 학습하다가 결국 인간성의 다양성을 소멸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구 교수는 "교회는 AI를 두려워하기보다, 그것이 인간의 한계와 교만을 비추는 거울임을 인식해야 한다"며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는 신학적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두 번째 발제자인 김명주 교수는 AI 시대의 교회와 사회가 직면한 윤리·법적 문제를 구체적으로 짚었다.
김 교수는 "AI는 표절, 보이스피싱, 저작권 침해, 개인정보 유출 등 수많은 윤리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며 "AI 공존 시대의 핵심은 기술 통제가 아니라 가치 통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딥페이크 영상이 광범위하게 악용된 사례와 오픈AI사가 챗GPT에 특정 행위를 '하지마!'라고 입력하는 보안 세팅을 하는 데 2년6개월을 보낸 예를 들었다.
김 교수는 "AI는 죽음 이후의 인간 재현(Digital Persona)까지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며, "이제 애도, 관계, 윤리 등 인간의 근원적 영역에까지 AI가 개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기술이 인간의 영혼을 대신할 수 없으며, 오히려 교회가 새로운 애도와 관계의 영성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AI 시대의 진짜 위기는 일자리 상실보다 인간다움의 상실"이라며, "교회는 다음세대에게 도구 활용 능력보다 영성(Spirituality)과 협업, 변화 수용,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을 주관한 '나부터포럼' 류영모 대표는 "AI의 발전은 인류 문명사적 전환이지만, 기술의 진보가 인간의 타락을 막아주지는 않는다"며 "교회가 먼저 스스로를 성찰하고 '나부터 변화'라는 신앙적 개혁운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주최측은 포럼 이후에는 참석자 50명만을 대상으로 실습 코스도 개설한다. 11월 17일과 18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파주 한소망교회에서 열리는 코스에서는 AI를 목회·교육·콘텐츠 제작 등 교회 사역 현장에 적용하는 방법을 직접 배우고 실습한다. 강사진은 김명주 소장, 구요한 교수, 숭실사이버대학교 마상욱 교수, 조성실 소망교회 목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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