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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전날 새벽 5시 30분쯤 유산청 야간 근무자가 종묘 인근을 순찰하던 중 담벼락이 훼손된 정황을 발견했다.
훼손된 부위는 종묘 담벼락 위에 얹는 기와 총 10장으로 확인됐다. 지붕의 바닥을 얹는 역할을 하는 암키와(평기와) 5장과 암키와 위에 얹는 수키와(둥근기와) 5장이 훼손돼 바닥으로 떨어진 상태였다.
국가유산청은 긴급 조사를 실시해 CCTV(폐쇄회로TV)를 통해 용의자의 범행 장면을 포착했다. 영상에서는 같은 날 새벽 0시 54분에서 58분 사이에 용의자가 기와를 흔들고 손으로 잡아당겨 훼손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용의자는 담장 옆 길인 서순라길 방향에서 외대문(정문) 쪽으로 이동하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CCTV 영상을 통해 볼 때 술에 취한 상태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유산청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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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용의자가 고의로 종묘를 파손한 것으로 보고 동선을 추적해 검거에 나선 상태다.
종묘는 조선시대와 대한제국의 역대 왕과 왕비, 황제와 황후의 신주(위패)를 모신 국가 사당으로, 600여 년간 조선시대의 역사를 온전히 보존하고 있다. 유교 의례 공간으로서의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으며, 중심 건물인 정전은 단일 목조 건축물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