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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커머셜은 오는 30일 현대얼터너티브에 대출채권을 이전할 예정이다. 양도가액은 256억원으로, 회사는 이번 조치의 목적을 "대출채권 매각을 통한 보유 자산 수익성 증대"라고 밝혔다.
이번에 이전되는 채권은 기업대출채권이다. 앞서 지난 6월 말현대커머셜은 현대얼터너티브 출범 직후에 260억원 규모의 대출채권을 매각한 바 있다. 현대커머셜 관계자는 "보유 자산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대출채권을 매각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얼터너티브는 현대차그룹이 올해 5월 출범시킨 신생 대체투자 전문 자산운용사다. 지분은 현대카드가 51%, 현대커머셜이 49%를 보유하고 있으며 출범 직후에도 현대커머셜의 채권 약 270억 원을 양수해 26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이번 거래까지 이어지면서 현대얼터너티브는 단기간에 자산 기반을 빠르게 확대하게 됐다. 정관에 자산관리와 투자자문·일임업을 포함하고 금융투자협회 정회원으로 가입하는 등 본격적인 자산 운용 사업 준비도 마쳤다.
현대얼터너티브를 이끄는 대표이사 이용규는 전 마스턴자산운용 캐피털마켓 부문 전무 출신이다. 미국 코넬대학 부동산학 석사 학위를 보유하고 있으며 포스코건설·IBK투자증권·NH농협은행 등을 거쳐 대체투자와 사모대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업계에서는 "자산 운용 성과가 회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대표의 경영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커머셜의 채권 양도는 단순 내부거래라기보다 신생 운용사의 외형을 키우려는 전략적 시도로 해석된다. 현대커머셜은 자산을 줄이는 대신 현금을 확보해 재무적 유연성을 높이고 현대얼터너티브는 넘겨받은 채권을 운용하며 트랙레코드를 쌓아 회사 규모를 키우고 있다.
다만 내부거래를 통한 자산 이전은 규제 당국의 모니터링 대상인 만큼 거래 가격의 적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산 운용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그룹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과제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 속 연체율 상승으로 금융사들이 부실채권(NPL) 자회사나 자산운용사를 통해 리스크를 분산하고 수익성을 높이려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현대커머셜도 이번 거래를 통해 그룹 차원의 금융 전략 다변화와 현대얼터너티브 외형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린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