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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수석에게 공개 메시지를 냈다. 그는 "당신들이 미국에 대항할 공모를 하는 동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나의 가장 따뜻한 안부 인사를 전해달라"며 중러북 정상들의 연대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이날 중국은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열병식을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었는데, 시 주석 좌우에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나란히 선 것을 꼬집은 것이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중국을 도왔던 역사를 언급했다. 그는 "적대적인 외세 침략으로부터 중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미국이 제공한 막대한 지원과 '피'에 대해 시 주석이 언급할 지가 중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승리와 영광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많은 미국인이 죽었다"며 "나는 그들의 용기와 희생이 정당하게 예우받고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만남의 전략적 의미는 더욱 무겁다. 서방 국가들이 초청되지 않은 가운데 반미를 공통 분모로 하는 국가들이 참여함으로써 이번 행사를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에 대한 노골적 반발이자, 중국 주도의 대안적 질서 구축 의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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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승절 행사를 "중국이 서방을 배제한 채 비(非)서방 진영을 결집시키려는 신호"라고 보도했다. 특히 러시아·북한 정상의 동반 참여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북 제재로 고립된 두 나라가 중국과 전략적 유대를 강화하는 계기"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퍼레이드를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으로 규정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에 주목했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미국을 겨냥한 공모"라는 표현을 썼다는 점을 부각하며 이번 만남이 미·중 갈등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중국이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을 미국과 동맹이 아닌 권위주의 국가들과 기념했다는 점에서 국제 사회 분열이 선명해졌다"고 보도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즉각적 반발은 내외 정치적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종합하면 외신들은 이번 회동을 '중국 중심의 대항 블록 결성', '신냉전 구도 강화', '미국과의 정면 대립 구도'라는 키워드로 평가했다. 나아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반응은 단순한 비난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미·중·러·북 간 대립구도를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