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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테크’ 공들이는 LG 구광모… 유럽 공략 고삐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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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모 기자

승인 : 2025. 09. 02. 17:51

英 옥토퍼스 에너지와 업무협약 체결
유럽 지역 히트펌프 보급 확대 맞손
온실가스 감축 정책에 수요 늘어나
구광모 역점 'ABC' 사업 전략 일환
'클린테크'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청사진이 구체화되고 있다. 그룹 선봉장 격인 LG전자가 클린테크 핵심인 냉난방공조(HVAC) 사업의 보폭을 빠르게 넓히면서다.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클린테크 전담 조직을 신설한 데 이어 올해에는 HVAC 관련 인수합병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기술 고도화와 해외 판로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회사 측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유럽 히트펌프 시장을 겨냥,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2일 LG전자는 지난달 28일 영국 전력회사 옥토퍼스 에너지와 클린테크 협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2016년 설립된 옥토퍼스 에너지는 전 세계 30개 이상 국가에서 약 1000만명의 고객을 두고 있다. 현재 영국을 중심으로 히트펌프 보급을 확대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양사는 LG전자의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과 옥토퍼스의 AI 기반 에너지 관리 플랫폼을 연동시킨 솔루션을 영국과 독일 등 유럽 지역에 선보일 예정이다.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은 폐열이나 주변의 미활용 열원을 활용해 동작한다. 때문에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냉난방기기 대비 탄소 배출이 적고 에너지 효율이 높다. 최근 유럽은 온실가스 감축 정책 등으로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BRG 빌딩 솔루션스에 따르면 유럽 히트펌프 시장은 지난해 약 120만대에서 오는 2030년 240만대 규모로, 6년간 두 배 가량 성장이 점쳐진다.

LG전자는 향후 제품과 사업영역을 확대해 현지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겠단 전략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이날 링크드인을 통해 "유럽 전역의 가정에 지속가능한 냉난방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이는 LG가 글로벌 클린테크를 선도하고자 하는 여정에 있어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밝혔다.

회사 안팎에선 이번 협력이 구광모 회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사업 전략의 일환이란 점에 주목한다. 앞서 구 회장은 취임 5년차인 2022년,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2026년까지 5년간 약 7조원을 투입해 ABC 사업을 본격 육성하겠단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 중 클린테크에 대한 투자 규모는 1조8000억원이다. 구 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 서면 인사말에서도 "AI·바이오·클린테크 등 미래 분야에서 차별적 가치를 창출하고, 사업 포트폴리오의 미래 성장 기반을 견고히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LG전자도 ABC 사업 전략의 속도감 있는 추진을 위해 지난해 말 클린테크를 전담하는 ES사업본부를 신설했다. ES사업본부는 HVCA 사업을 중심으로 매 분기 견조한 성장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LG전자 반기보고서를 보면 올해 상반기 ES사업본부 매출은 5조6000억원을 넘어서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00억원 이상 늘었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700억원 이상 증가한 6500억원을 기록했고, LG전자 내 4개 사업본부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클린테크 관련 행보도 공격적이다. 지난 5월에는 북미이노베이션센터를 통해 미국 클린테크 스타트업 '파도 AI 오케스트레이션'을 독립법인으로 분사했고, 6월에는 유럽 온수 솔루션 기업 OSO를 수천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고선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HVAC 제품군 확장을 통해 외형 성장과 마진을 동시에 확보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평가했다.
연찬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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