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플랜트·SM코어 매각… 재원 확보
이노·온·하이닉스, 사업 시너지 확대
|
2일 SK㈜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매각 예정인 자산은 총 1조7957억원이다. 그룹의 투자·신사업 포트폴리오를 총괄하는 SK는 오는 16일 물류 자동화 자회사 에스엠코어를 매각하고 236억원가량을 확보할 예정이다.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 SK실트론 매각도 지속 검토하고 있다. 웨이퍼는 반도체 주요 소재지만, 리밸런싱 핵심인 AI 분야와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는 분석이다.
SK그룹은 성장사업을 추리기 위해 전사적 리밸런싱 과정에 있다. 앞서 배터리 계열사 SK온에 알짜 윤활기유 자회사 SK엔무브를 합병해 불황을 버틸 재무체력을 챙긴 게 대표적이다. 지금까지 '배터리 살리기'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 하반기에는 'AI데이터센터 역량 강화'가 두드러진다.
SK에코플랜트 또한 전날 자회사 SK오션플랜트 지분 약 4400억원 규모를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환경자회사 3사( 리뉴어스, 리뉴원, 리뉴에너지충북 등) 지분 약 1조7800억원 규모를 매각한 지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이다. SK오션플랜트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특수선 건조 등 유망사업을 영위한다. 올해 수주잔고만 1조5622억원 넘는 기대주지만 과감히 매각을 결정했다. 미래 먹거리인 AI 데이터센터 시공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이 출자한 베트남 현지 투자법인 'SK 인베스트먼트 비나Ⅱ'는 최근 빈그룹 지분 6.05%를 매각해 현금 약 1조원을 확보했다.
해당 계열사들은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프로젝트의 핵심으로 지목된다. 2029년까지 울산에 100MW 규모 AI전용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건설 과정에서 계열사가 3조원의 자금 투자를 함께할 뿐 아니라, 운영에도 인프라·기술 협력이 필요하다.
SK텔레콤은 건설 부지를 마련하고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력 계약을 체결하는 등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데이터센터가 완공되면 자사의 인프라관리 시스템을 도입할 방침이다. 건설 계열사 SK에코플랜트는 시공에 직접 참여한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고용량 반도체 저장장치(SDD)를 생산하고 있다.
앞서 대규모 리밸런싱을 마무리한 SK이노베이션은 전력 시스템에 강점이 있다. SK온이 생산하는 ESS(대용량에너지저장장치)와 SK엔무브의 액침냉각 기술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기술 경쟁력을 토대로 AI와 반도체의 미래 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이 잇따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