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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우크라 평화협상 속 에너지 사업 물밑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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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08. 27. 09:04

"엑손모빌 러 에너지 개발 사업 재진입 가능성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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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의 엘멘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과 러시아 정부 당국자들이 이달 초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여러 건의 대형 에너지 사업을 물밑에서 논의했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로이터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5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이 사업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평화 달성에 합의하도록 끌어들이고, 미국이 러시아 제재 완화에 나서도록 유인하기 위한 카드였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에너지 투자와 주요 프로젝트 계약에서 사실상 배제된 상태다.

논의 대상에는 미국 최대 석유기업 엑손모빌이 러시아 사할린-1 석유·가스 프로젝트에 재진입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사할린-1 프로젝트는 사할린주 북동부 지역 해저에서 지난 1990년대부터 진행해 온 대규모 석유·가스 개발 사업이다.

애초 엑손모빌을 비롯해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트, 일본 사할린석유가스개발, 인도 국영석유회사인 ONGC 비데시 등 4곳이 참여했다.

하지만 엑손모빌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사업 철수 방침을 밝히고 석유·가스 생산을 단계적으로 중단했다.

엑손모빌은 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난 2022년 철수 과정에서 러시아에 모두 압류돼 약 40억달러(약 5조9000억원)를 손실 처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러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15일 엑손모빌을 포함한 외국 기업들이 사할린-1 프로젝트 지분을 되찾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엑손모빌의 복귀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 경우 문이 열릴 수 있지만,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멈추지 않을 경우 제재가 더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또 러시아가 자국의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인 '아틱 LNG 2' 프로젝트에 필요한 미국 장비를 구매하는 방안도 이번 논의에서 거론됐다.

서방 제재로 막힌 이 프로젝트는 러시아 천연가스 기업 노바텍이 과반 지분을 보유했다. 노바텍은 작년부터 미국에서 로비스트를 고용해 관계 회복과 제재 해제를 추진해 왔다.

이번 에너지 분야 사업 논의는 이달 초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가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키릴 드미트리예프 해외투자·경제협력 특사를 만났을 때 이뤄졌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국가안보팀은 러시아·우크라이나 당국자들과 계속 협의하며 전쟁 종식을 위한 양자 회담을 추진 중"이라면서도, "다만 이 이슈를 더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것은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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