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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HD현대 아비커스, 830억 수혈에도 적자 지속…스톡옵션 매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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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라 기자

승인 : 2025. 08. 27. 07:00

스톡옵션 행사가, 액면가 대비 36배…보상 실효성 의문
5년간 누적 영업손실 414억원…"기술 선점 위한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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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아비커스의 대형선박용 자율운항 솔루션 '하이나스 컨트롤' 시스템이 적용된 에이치라인해운 선박. / HD현대
마켓파워 컷
HD현대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율운항 솔루션 자회사 아비커스가 설립 이후 5년 동안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하고 누적 영업손실만 400억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스톡옵션을 부여했지만 행사가액이 액면가 대비 36배에 달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비커스는 2020년 12월 2일 설립된 이후 매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설립 첫해인 2020년 영업손실 16억원을 시작으로 2021년에는 33억 6000만원의 손실을 냈다. 2022년에는 적자 폭이 두 배 이상 확대돼 91억 2000만원에 달했고 2023년에는 134억 3000만원으로 더 커졌다. 지난해에도 영업손실은 줄지 않고 139억 600만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설립 이후 5년간 누적 영업손실은 약 414억원에 이른다.

아비커스는 2020년 12월 HD현대가 그룹 내 조직을 분리해 설립한 자율운항 전문 법인으로, 세계 최초로 2단계 자율운항 솔루션 '하이나스 컨트롤(HiNAS Control)'을 상용화했다. 현재까지 200척 이상을 수주했고, 이 중 20척 이상에 실제 적용돼 운항 중이다.

아비커스가 적자 행진에도 재무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은 모회사 HD현대의 전폭적인 자금 지원 덕분이다. 회사는 지금까지 약 83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수혈 받았다. 이 과정에서 아비커스의 자본총계는 2023년 약 29억원의 자본잠식 상태에서 지난해 말 기준 151억원으로 회복됐으며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648% 수준에서 61%대로 낮아졌다.

문제는 매출 구조가 여전히 취약하다는 점이다. 작년 매출 69억원 중 50억원(72.5%)이 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미포 등 계열 조선사로부터 발생했다. 사실상 그룹 내부 수요에 기반을 둔 연구개발(R&D) 성격이 강해 외부 고객 매출 비중이 낮다는 점은 기업가치 평가의 제약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런 상황에서 아비커스는 지난 14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임직원 30명에게 신주 1900주 규모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주당 행사가액은 18만 7500원으로 액면가 5000원의 36배에 달한다.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과도하게 높은 행사가격이 책정되면서 보상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회의론이 제기된다.

더구나 아비커스는 앞서 퇴직한 직원에게 부여된 스톡옵션을 취소한 정정 공시를 낸 바 있다. 2022년 4월 22일에 직원 4명에게 주당 18만7500원의 스톡옵션을 부여했지만 이들이 퇴사하면서 2025년 4월 1일 정정 공시를 통해 스톡옵션을 전면 취소했다. 이 사례는 스톡옵션이 반드시 장기근속을 담보하지 못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회수될 수도 있는 구조임을 보여준다. 이에 일각에서는 "스톡옵션만으로 인재 유출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아비커스는 지난해 미국 현지법인 'AVIKUS USA, INC.'를 100% 지분으로 설립하며 글로벌 조선사·선주 대상 시장 개척에 나섰다. 글로벌 스마트십 전환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교두보 확보 차원이다.

시장에서는 아비커스가 HD현대의 자본력, 스마트십 수요 확대라는 성장 요인을 확보했지만 동시에 대규모 적자 지속, 내부 매출 편중이라는 구조적 리스크를 동시에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궁극적으로 흑자 전환 여부는 자율운항 솔루션이 글로벌 조선업계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외부 매출 확대가 가능한지 여부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단순한 모회사 지원만으로는 독립적 기업가치 성장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HD현대 관계자는 "사내벤처 기업은 현재 성과보다 미래 사업을 위한 장기적 성과에 주목해 초기 단계에서 많은 투자가 불가피하다"며 "외부 선박 매출 확대와 글로벌 레저보트 시장 잠재 고객 확보를 통해 매출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내벤처 특성상 보상 체계는 현재 실적보다 미래 성장성에 방점을 둔다"며 "AI 기반 자율운항 기술은 향후 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인재 확보와 장기 기업가치 상승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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