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상호관세 협상서 양국 '이견' 존재
대통령실 "농축산물 개방 등 논의 없었다"
농업계 "세부내용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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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시간 넘게 머리를 맞대고 경제·안보 협력 등을 논의했다.
특히 농업계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농축산물 시장 개방이 추가로 이뤄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지난달 말 진행된 한미 상호관세 협상에서 우리 정부는 쌀 시장을 추가 개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지만 미국은 정반대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소셜미디어(SNS)에 우리나라가 농산물을 포함한 미국 제품을 수용해 무역을 '완전 개방(completely open)'한다고 표현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관세 협상 직후 우리나라가 자동차·쌀 같은 미국산 제품에 대한 역사적 개방을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매년 미국산 쌀을 약 13만톤(t) 규모로 의무 수입 중이다.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쌀 관세화를 두 차례 유예하는 대신 저율할당관세물량(TRQ)을 도입했다. 미국·중국·베트남·태국·호주 등 5개국에 국가별 쿼터를 배분, 약정 물량에 대해서는 5% 관세를 적용한다. 초과분에 대해서는 513% 관세를 매긴다.
우리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표현이 '정치적 수사'라며 협상 내용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열고 "우리 농업의 민감성에 있어 (정부 협상단이) 인지를 하고 적극 협상했다"며 "(쌀 등 품목은) 개방 안 하는 것으로 최종 협상 완료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 정부가 미국과 검역절차 개선 등을 협의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는 "양국이 제한된 인력과 여건 하에서 소통을 강화하는 성의를 보이겠다는 의미"라며 "8단계 검역절차가 단축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측은 이번 정상회담 직후 농축산물 추가 개방 관련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농업계에서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양국 정상이 농축산물 개방을 이슈화시키지 않으려고 논의 대상에서 의도적으로 제외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범진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조정실장은 "농축산물 개방을 포함해 방위비 분담금 등 민감한 사안은 (정상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았다"며 "실무선에서 조율이 이뤄지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 상무부 장관이 한국의 시장 개방을 원한다는 취지를 언급했다는 소식도 있는 만큼 불안요인은 여전한 상황"이라며 "합의문이든 어떤 형태로 세부적인 내용이 나오기 전까지는 계속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