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2조 1892억원의 금융수익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9014억원)보다 1조 2878억원 증가한 수치다.
금융수익 확대의 핵심 요인은 환차익과 파생상품 평가이익이다. 선박 수주 대금을 달러로 보유한 가운데 상반기 원·달러 환율은 1300원 초반에서 시작해 1380원으로 상승하면서 수천억원 규모의 환차익이 발생했다. 여기에 철강·구리 등 주요 원자재 가격과 연계된 파생상품에서도 추가 이익이 잡혔다.
자회사별로도 금융수익이 크게 늘었다. HD현대중공업은 5073억원이던 금융수익이 1조6259억 원으로 세 배 넘게 뛰었다. 환율 상승효과와 더불어 원자재 가격과 연결된 파생상품 이익이 더해진 결과다. HD현대미포조선 역시 1658억원에서 3524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는데 외환 관련 이익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 금융수익에는 단순한 예금이자뿐 아니라 환율과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라 손익이 달라지는 파생상품 수익이 포함된다. 조선사들이 환율 급등락이나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비해 가입하는 헤지(위험 회피) 성격의 상품인데 이번 상반기에는 시장 흐름이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예상외의 이익으로 연결됐다.
다만 이번에 늘어난 금융수익은 선박 수주나 인도 실적 같은 본업에서 발생한 수익과는 성격이 다르다. 조선사들이 환율·원자재 가격 변동에 대비해 위험 회피(헤지) 차원에서 운용하는 금융상품에서 발생한 평가이익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 호황으로 선박 수주가 늘어난 데다 환율·원자재 변동성이 유리하게 작용해 상반기 실적이 개선됐다"며 "하지만 금융수익은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 변동할 수 있어 하반기에도 같은 흐름이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