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방산' 안정적 재정기반 구축
美·호주 공장 지능화 현지 공급망 ↑
"미래 무기체계·조선해양 투자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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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이를 단순한 자금 조달 이상의 신호로 해석한다. 방산 중심 글로벌 공급망이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표 방산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 능력 확대와 글로벌 거점 확보에 나설 기반이 마련됐다는 시각에서다. 업계에서는 '세계 시장 플레이어'로서 도약 기반을 다졌다고 보고, 기업가치 추가 상향을 전망하기도 했다.
아울러 한화시스템, 한화오션 등 방산 계열 전반의 경쟁력 확보에도 안정적인 재무구조가 든든한 뒷배가 돼 줄 것이란 분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마치고 오는 21일 신주가 상장된다. 앞서 진행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조달한 1조3000억원에 더해 이번에 약 2조9000억원을 추가 조달하면서 확실한 성장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다.
시장 신뢰를 받은 배경에는 경영진을 비롯해 오너일가의 확실한 의지가 자리잡고 있다. 당초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 이후에는 주가 하락 우려가 제기됐으나, 2차례에 걸친 정정 이후 시장 반응은 오히려 긍정적이었다.
특히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선제적으로 지분 증여를 마치면서 사실상 승계를 마무리하고, 김동관 부회장이 그룹 내 방산·우주 사업 전면에 나서는 방향으로 지배구조가 정리된 것 또한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다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김 부회장은 개인적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한편 개인회사 한화에너지를 통해서도 증자에 참여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책임경영 신호'로 해석하기도 했다.
증권가 등 시장에서는 유상증자 이후 기업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유상증자로 해외 진출에 대한 구체적 청사진을 그렸다는 점에서다. 유진투자증권 등은 목표주가를 100만원으로 제시한 바 있기도 하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해외 투자 확대다. 한화는 총 2조원 이상을 들여 해외 생산능력 확보 및 해외 방산 조인트벤처(합작법인·JV) 설립에 나선다. 구체적으로 생산 능력은 호주 A-ACE 조립공장, 루마니아 공장, 미국 화약 공장 지능화를 계획하고 있다. 이는 단순 수출에서 나아가, 현지 조달·생산이 가능한 공급망 내재화를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사우디, 동유럽 등에서는 JV를 설립하면서 기존 한화그룹이 추진해온 방산 수출 전략과의 시너지를 도모할 방침이다. 이는 대부분 2025~2028년 사이 집중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이 시기기 미국·유럽 중심의 글로벌 방산 재편 시점이기 때문이다. 실제 나토 회원국들의 국방예산 증액과 아시아·중동 지역의 무기 현대화 수요는 동시다발적으로 확대되는 중이다.
이외에 유상증자 대금 중 7000억원은 국내 사업장 설비 고도화와 운영 자금에 투입된다. 이 가운데 약 6000억원은 'MCS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1000억원은 기존 사업장 증설 및 고도화에 활용된다. 그중에서도 스마트 제조 플랫폼 구축으로는 생산성 28.5% 증가, 품질 42.5% 개선, 산업재해 6.2% 감소 등을 이룰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이와 함께 방산 계열사 전반의 사업 확장에도 해당 자금이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중에서도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해양 방산 시장 대응을 위해 한화오션의 외연 확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한화오션의 해외 수주에서 모회사격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분율이나 재무구조가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된다고 밝힌 바 있기도 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 흥행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추진하는 글로벌 방산 리더십 강화 전략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투자 계획이 시장의 신뢰를 얻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확보한 자금은 방산 수출 확대, AI·무인 등 미래 무기체계 개발, 조선해양 사업 투자 등 핵심 분야에 전략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