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IPO' 케이뱅크, 기업대출 성장 전략…선제적 건전성 관리
"올해 인뱅 성장 분기점…각 사 수익 포트폴리오 재편 두고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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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로 이자이익 둔화가 점쳐지는 가운데, 인터넷은행 3사는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 수립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플랫폼을 활용한 비이자이익 창출에,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각각 기업대출 부문과 주택대출 부문에 힘을 주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약 24% 증가한 1374억원을 기록, 분기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이자이익은 3% 성장에 그쳤지만, 비이자이익이 32.9% 급증하면서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대출비교 서비스, 플랫폼 광고 등 수수료 수익이 늘었고, 풍부한 수신을 유가증권으로 운용해 투자금융 수익도 48.5% 증가했다.
다만 밸류업 계획에도 여전히 주가가 부진한 만큼, 하반기에는 성장세를 이끌기 위해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3분기 중 상업자표시전용카드(PLCC) 출시, 정책금융 비교 서비스 등 플랫폼을 활용한 신사업 진출을 본격화한다. 이달 발표될 태국 가상은행 인가를 발판 삼아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확장도 추진할 방침이다.
케이뱅크는 1분기 16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유일하게 실적이 감소했다. 업비트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발목을 잡았다. 법 개정으로 가상자산 예치금에 지급하는 이용료율이 0.1%에서 2.1%로 대폭 인상되며, 이자비용이 500억원 이상 급증했다. 현재 케이뱅크 수신잔액 중 업비트 예치금은 약 20%에 달한다. 최근 IPO(기업공개)를 준비하며 주관사 선정에 착수한 만큼, 향후 실적 회복 여부가 상장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반등을 노리는 케이뱅크는 정공법을 택했다. 기업대출 확대를 통해 업비트 의존도를 줄이고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개인사업자 담보대출 상품군을 넓히고, 비대면 중소기업 대출 상품도 개발한다는 구체적 목표도 제시했다. 다만 경기 둔화로 한계기업이 늘면서 건전성 관리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토스뱅크는 출범 이래 최대 실적인 18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비이자이익 부문에서는 손실이 있었지만, 순이자이익이 처음으로 2000억원을 넘어선 것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담보대출 없이 신용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 중심의 여신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결과, 경쟁사 대비 높은 예대금리차가 이자이익 확대에 영향을 줬다.
토스뱅크의 당면 과제는 성장세 유지다. 이를 위해 내년에는 수익성이 높은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최근 하나은행 출신 이재형 전 디지털채널부장을 영입해 주담대 상품 개발을 총괄하도록 했다. 다만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가 지속되고 있어, 주담대 시장 진출 이후에도 공격적으로 대출을 확대하기에는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또 주담대 중심 전략에 대한 혁신성 부족 지적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예대금리차 축소와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 등으로 인해 인터넷은행들의 주요 수익원인 이자이익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각 은행의 플랫폼 경쟁력과 신사업에서의 수익 창출력이 향후 성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뿐 아니라 시중은행과의 경쟁도 격화되고 있어, 올해가 향후 성장세를 좌우할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각 은행 내부에서도 새로운 수익모델 발굴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