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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골든타임 2년] 6년간 64조 투자한 조원태… 탄탄하게 준비되는 ‘메가 캐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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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5. 05. 22. 17:48

팬데믹 등 혼란 속 선제 결정
기재·정비·안전 인프라 강화
글로벌 항공 리더 도약 박차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오른쪽)과 스테파니 포프 보잉 상용기 부문 사장이 지난해 보잉 777-9 20대, 보잉 787-10 30대(옵션 10대 포함) 도입을 위한 구매 양해 각서(MOU)를 체결한 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제공=대한항공
조원태 회장이 한진그룹 총수 자리에 오른 이후 내린 중요 투자 결정만 추려도 스케일이 60조원을 훌쩍 뛰어 넘는다. 회장직을 맡은 이듬해 '팬데믹', 곧이어 '아시아나항공 합병'까지 그룹의 명운을 건 중차대한 경영 시험대가 줄줄이 이어졌지만 성적표는 합격점 이상이다. 글로벌 메가 캐리어로서의 도약을 준비하는 조 회장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민첩하게 움직였다. 항공사 본원 경쟁력이라 할 수 있는 항공기와, 관련된 핵심 자산을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신형 항공기 도입은 원가 절감과 동시에 항공 네트워크 전략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기재 교체가 아닌 전략적 투자로 해석된다.

조 회장 투자의 메인은 역시 조단위 천문학적 투자를 아끼지 않은 '안전'이다. 취임사에서도, 신년사에서도, 최근 새로운 기업 이미지(CI)를 공개하는 자리에서도 조 회장은 늘 '안전'을 강조해 왔다. 투자 성과는 향후 5년이면 줄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큰 투자가 단행되고 있어도 대한항공 재무지표는 안정적이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가 등급을 'A-'에서 'A'로 올리기도 했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2019년부터 현재까지 대한항공의 주요 투자 금액을 살펴보면 64조원 이상으로, 이 중 항공기 구매만 61조원이 넘는다.

대한항공은 최근 6년간 보잉 항공기 총 70대를 구매, 에어버스 항공기는 59여 대를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항공기는 순차적으로 들어오며 2034년에는 통합 대한항공에 신형 항공기가 대거 포진될 것으로 보인다. 매해 퇴역 항공기 계획은 달라지지만, 올 1분기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체가 총 244대임을 감안하면 이 중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를 새 항공기로 들여오는 셈이다.

이어 주목받은 투자 건은 인천 영종도에 공사 중인 엔진정비 클러스터로 오는 2027년 문을 열면 아시아에서 가장 큰 항공 정비 단지가 된다. 여기에 대한항공은 578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특히 엔진정비시설건립은 애초에 3346억원에서 규모를 73%배 늘린 금액이다. 조 회장은 아시아나까지 200여 대가 넘는 항공기를 운영해야 하는 상황을 고민했다. 뿐만 아니라 정비 가능한 엔진 대수가 연 360대로 늘어나고 다룰 수 있는 엔진 종류도 다양해지면 국내 항공업계의 해외 정비 의존도도 낮출 수 있어 국내 항공 산업 발전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결정을 내린 시점은 팬데믹으로 항공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하던 시기였다. 그러나 조 회장은 화물 중심으로 대한항공의 노선을 빠르게 변경하고 결국 여객을 실어날으는게 자유롭지 못하던 2022년 최대 역대 최대 실적을 실현한다.

아시아나 통합으로 규모가 대폭 커지는 만큼 안전 투자도 과감히 진행 중이다. 항공사들이 국토교통부에 공시하는 항공안전투자공시 내역 중 경년 항공기 교체를 제외하면 대한항공은 2022년 1조5000억원 대에서 2023년 2조원대로 크게 늘렸으며, 올해도 지난해 대비 약 2% 늘린 2조8000억원대를 지출 예정이다. 안전투자내역에는 예비용 항공기의 구입 또는 임차, 항공기의 정비·수리·개조, 교육 훈련과 전산관련시스템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이 2조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매해 영업이익 이상의 비용을 안전 투자 비용으로 지출하는 셈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앞으로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면서 "특히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에 대비해 생산성 개선을 위한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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