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A 부동산 중개업소. 이 곳 관계자는 정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시행 후 사실상 모든 거래가 중단된 상태에 대한 답답함을 이 같이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평소 알고 지낸 공인중개사 2명이 최근 중개업소 문을 닫았다"며 "부동산 경기가 워낙 좋지 않으니 앞으로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정부의 정책까지 더해지며 손해를 보고 있는데 당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와 서울시는 지난 3월 19일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로 토허제를 확대 시행한 바 있다. 지정 기간은 3월 24일부터 9월 30일까지이며 필요 시 지정 연장을 검토하게 된다. 여기에 압구정, 여의도, 목동, 성수동, 신통기획 단지 등 현행 토허제 시행 구역은 시장 과열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 토허제 지정을 유지키로 했다.
토허제로 묶여 있는 부동산 중개업소 종사자들은 지금도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인데 마치 토허제가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했다. 거래행위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을 대표적으로 언급했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아파트 거래량은 토허제가 확대 시행된 3월 이후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매매건수는 3월 8561건을 기록한 후 4월 4562건, 5월 14일 기준 697건으로 크게 떨어졌다. 아파트 평균 거래금액은 3월 13억9713만원, 4월 10억8018만원, 5월 14일 기준 9억9426만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전세가는 상승하고 있다. 3월 5억6041만원에서 4월 5억5472만원으로 소폭 내렸지만 5월 14일 기준 5억7773만원으로 다시 올랐다.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3월 1만3848건에서 4월 1만249건으로 떨어지더니 5월 14일 기준 2319건으로 줄었다.
용산구 B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갭 투자가 힘들어지고 하니 전세거래가 뜸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전세 물건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되며 간혹 나오는 전세 매물이 나와도 금액이 많이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부동산 중개업계에서는 거래 활성화가 없는 상태가 지속된다면 또 다른 부작용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B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 성남이나 과천 등에서 집값이 오르고 있다고 하던데 이런 현상이 나오는 것도 토허제 확대 지정과 무관하다고 볼 수 없을 것"이라며 "조금 더 지켜 볼 필요는 있겠지만 풍선효과로 강남 주변 지역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 그곳 역시 집값이 오르게 돼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