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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징 K디펜스] 대한항공, 블랙호크 탄생부터 퇴역까지 책임…‘빅데이터 보유’ 최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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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5. 04. 17. 16:13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규모 매 해 확대
대한항공, 1991년부터 UH-60 창정비 수행
창정비, 성능개량 분리하면 효율성 떨어질 가능성
대한항공 블랙호크
대한항공 부산테크센터에서 직원들이 UH-60에 대한 창정비를 수행하고 있다. /대한항공
대한항공은 국내 최정상의 대형 여객 국적사로 알려졌지만, 항공우주사업 부문을 통해 지난 50년간 군용항공기 체계 개발과 양산 제작, 정비, 성능개량을 수행해 온 항공 방산기업이기도 하다. 예산 약 1조원이 투입되는 기동헬기 '블랙호크'(UH-60) 성능개량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이유 역시 국내에서 UH-60의 면면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방산기업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업을 수주하게 되면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은 규모와 실적 면에서 한 단계 도약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UH-60에 대해 1991년 처음 창정비를 수주한 이후 130대가 넘는 기체를 전력화한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UH-60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으며, 최상위 개념의 정비인 창정비에만 30년 넘는 시간을 들였다.

방위사업청은 이달 말 UH-60 성능개량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업은 UH-60 조종석의 디지털화, 엔진, 생존장비, 통신장비, 창정비 통합, 전력화 지원 요소 등 전반적인 개조를 포함한다. 즉, 오래된 기체를 새것처럼 유지하고 보수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대한항공은 원제작사도 확보할 수 없는 30년 이상의 UH-60 창정비 데이터를 통해 헬기의 탄생부터 퇴역까지 모든 순간을 책임지겠다는 점을 앞세우는 중이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국군의 UH-60은 1990년 최초 생산 이후 30년 이상 운용 중이며, 대한항공은 1991년부터 창정비, 1994년부터 성능개량 사업을 수행한 유일한 업체다. 대한항공이 수행한 성능개량 업무는 통신, 항법, 무장 개량 및 기체·개선·배관 개조, 기능·성능 시험이며, 완전 분해 및 검사 등을 수행하는 창정비 업무도 진행했다. 대한항공으로서는 UH-60에 대해 성능개발은 물론 창정비까지 진행한 덕에 해당 기종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는 셈이다.

대한항공의 헬기 정비 및 성능개량 분야는 이미 미군에서도 입증받았다. HH-60(공군 블랙호크), CH-53(해병대 대형 수송 헬기), F-4, F-15, F-16, A-10, C-130 등 태평양 전역 미군 항공기를 3700여 대를 정비했고, 우리 군용기까지 포함해 총 5500여 대를 정비한 이력이 있다.

특히 창정비는 단순한 유지 보수가 아니다. 부품 하나하나를 완전히 분해해 수리한 뒤 출고 때와 동일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재조립하는 개념이다. 이번 UH-60 성능개량은 헬기 성능을 유지하는 동시에 개량까지 해야 한다. 주기적인 창정비를 수행하면서 성능개량도 해야 하기 때문에 작업이 분리해서 이뤄지면 군 전력에 불가피한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당 작업을 복합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대한항공이 역량이나 효율 면에서 가장 적절하다는 분석이다.

이번 입찰에는 UH-60 원제작사 미국 시콜스키가 포함된 컨소시엄도 참여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보유한 UH-60의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해외 업체에 막대한 기술료를 지불하는 게 아니라 국내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서라도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과 데이터를 향상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원제작사인 시콜스키의 지원 없이 분야별 전문업체가 독자적으로 UH-60 성능개량을 수행해 온 사례가 있다. 시콜스키의 본진인 미국에서조차 군 MH-60L 성능개량 사업을 미 항전 전문업체 콜린스에어로스페이스에 맡겼으며, 지난달 미군의 UH-60M 성능개량 사업도 수주했다.

대한항공은 군 전력 개발 경험이 풍부한 콜린스, LIG넥스원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해당 기업들은 실제 특수작전 헬기에 투입된 조종·생존·항법 등 핵심 시스템을 개발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항공우주사업은 크게 군용기 MRO, 항공기체 개발 및 제조, 무인기 개발 및 제조 사업 등 3가지로 구분된다. 이 중 군용기 사업부문은 40여년 간 국군과 주한미군의 항공기 창정비 및 개조 작업을 수행했다.

꾸준한 기술개발로 군용기사업 파트가 포함된 항공우주사업 본부의 규모는 매해 확대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의 2022년 매출은 4910억원이었으며 2023년에는 10.1% 증가한 5407억원, 지난해에는 9.7% 증가한 5930억원을 기록했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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