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높은 알짜사업…경영권 분쟁 논해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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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안티모니'가 뭔지 궁금해집니다. 우리에겐 너무나 낯설지만 제조기술이 국가에서 보호할만한 핵심기술로 지정될 정도라면,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요?
21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조만간 고려아연 안티모니 기술의 국가핵심기술 지정 여부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해 11월 산자부에 아연 및 안티모니 제련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현재 국가핵심기술로 총 13개 분야에서 76개 기술 목록이 지정돼 있는데, 해당 기술 2건에 대해 신규 지정을 요청한 것입니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안티모니. 알고보니 전 산업군에 쓰이는 중요한 광물이었습니다. 반도체, 배터리, 첨단 무기에 이르기까지 여러 제품에 반드시 들어가는 희소 금속으로, 국내에서 제조 기술은 오로지 고려아연만이 갖고 있습니다.
안티모니는 중국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미·중간 갈등이 극심해진 트럼프 정부 하에서 고려아연의 기술은 더 중요해졌죠. 특히 안티모니 사업은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알짜 사업입니다. 고려아연은 안티모니 정광을 가져오는 것이 아닌, 주력 사업인 아연 생산 후 남은 부산물을 통해 안티모니를 추출하고 있습니다.
안티모니 생산량 자체는 많지 않으나, 원가가 매우 낮은 덕에 높은 수익성이 보장된단 설명입니다. 고려아연이 사용 중인 습식제련법은 기존 건식제련에 비해 제조원가를 40% 절감합니다. 이에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다면 고려아연으로선 정부 지원 등 혜택 범위가 넓어지고, 생산 물량이 늘면 국가적으로는 수출에 도움되니 그야말로 상부상조라 할 수 있는 셈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기술을 경영권 분쟁 이후에야 국가핵심기술로 신청한 고려아연의 행보에는 다소 아쉬움이 남습니다. 고려아연 내부에서도 이번 건은 '안일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듯합니다.
그런 와중에 최근 경영권 분쟁 상대인 영풍 측이 산자부에 국가핵심기술 지정에 대한 반대 의견서를 냈습니다. 고려아연의 신청을 영풍·MBK의 경영권 인수 시도를 막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한다고 봤기 때문이죠.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기술이 이렇게 경영권 분쟁으로 화두에 오른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오는 28일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에서 현 경영진과 영풍·MBK연합은 다시 한번 맞붙을 예정입니다. 이들은 매일같이 각자의 주총 안건에 대한 옳고 그름을 따지거나 법적 공방을 이어가는 등 치열한 여론전을 펼치는 중입니다.
첨예한 의견 대립 중에도 양측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고려아연의 성장'을 명분으로 내세운 것이죠. 그렇다면 더더욱 누구라 할 것 없이 국가의 중요 사업을 책임지고 있다는 점은 잊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요? 진정 회사를 위해 지켜야 할 것은 회사 미래를 책임질 '기술'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