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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여러 진료 한번에 받으니 좋지요”… 농식품부, ‘왕진버스’로 농촌 의료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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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정영록 기자

승인 : 2025. 03. 19. 09:21

18일 경기 포천시 가산체육문화센터서 진행
주민 대상 양·한방 진료 및 치매 상담 등 실시
거동불편자 위해 찾아가는 '방문진료팀' 운영
올해 전국서 260회 실시 계획… 15만명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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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가운데)이 지난 18일 오후 경기 포천시 가산면 소재 가산체육문화센터에서 진행된 '농촌 왕진버스' 현장을 찾아 의료서비스를 받고 있는 지역 주민을 살펴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건강검진처럼 여러가지 진료를 한 번에 받을 수 있는 행사가 자주 진행되면 정말 좋지요. 물리치료, 시력검사 등 필요한 검진을 오늘 다 받았어요." (경기 포천시 가산면 주민 80대 조유하 씨)

지난 18일 경기 포천시 가산면에 위치한 가산체육문화센터. 이곳은 '농촌 왕진버스'에 참여하려는 주민들로 북적였다. 350여 가산면 주민들은 센터 내에 마련된 의료침대에 누워 물리치료를 받고, 구강검사 등 다양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농협 및 포천시 등과 협력해 농촌 왕진버스 행사를 열고 지역 주민들에게 △양·한방 진료 △검안(시력 측정) △골밀도 측정 △치매 상담 △구강관리검사 및 치과검진 등을 제공했다.

주민들은 센터 입구 접수처에서 번호표를 받고 현장 관계자 안내에 따라 필요한 진료 항목을 확인했다. 순서를 기다리는 주민들은 서로 이야기꽃을 피우며 각자의 건강상태를 공유하는 등 안부를 전했다. 주민들은 분야별 진료 부스를 지날 때마다 '고마워요'라는 말로 의료진들에게 인사도 건넸다.

해당 사업은 지난 2013년부터 추진한 '농업인 행복버스'를 확대·개편한 것으로 지난해 본격 도입됐다. 의료가 취약한 농촌 마을에 임시진료소를 마련하고, 주민들에게 건강관리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업 명칭은 왕진버스지만 버스에서 진료가 이뤄지진 않는다. 지역 주민들을 의료서비스 장소까지 이동시키는 버스라는 의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왕진버스 대상자는 60세 이상 고령층 및 취약계층 등으로 농업인이 아니어도 참여할 수 있다"며 "올해 골다공증 및 치매진단 등을 강화해 무료로 약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왕진버스는 일종의 '약식 건강검진'으로 볼 수 있다. 봉사에 참여한 '보건의료통합봉사회' 등 의료진은 기본 진료를 통해 내원이 필요한 증상을 주민들에게 안내한다. 골다공증 주사제 및 영양수액주사 등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도 제공했다.

가산면 일대에 거주 중인 박말선(69)씨는 "물리치료 및 당뇨검사를 받고 수액도 맞았다"며 "건강검진 할 때 받을 수 있는 종합검진을 (왕진버스로) 한 번에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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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18일 경기 포천시 가산면 소재 가산체육문화센터에서 진행한 '농촌 왕진버스' 현장에 지역 주민들이 참여해 의료서비스를 받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주민 조유하(80)씨는 센터에 마련된 모든 검진을 마치고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조 씨는 "가산면에는 제대로 건강검진을 할 수 있는 곳이 없다"며 "(검진이) 필요하면 보건소를 가거나 서울을 왔다갔다 해야 하는데 하루를 다 써야 한다"고 전했다.

가산면행정복지센터에 따르면 가산면에서 운영 중인 의료시설은 총 7개소다. 분야별로 보면 △의원 2개 △약국 2개 △보건진료소 1개 △치과 1개 △한의원 1개 등이다.

김재만(85)씨는 치과검진을 받았다. 김 씨는 "주변에 다리가 아파서 병원 가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며 "아무래도 많은 의료 제공 활동이 (농촌에) 있으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고 언급했다.

특히 올해부터 왕진버스는 거동이 불편한 주민들을 위해 재택진료도 처음 진행한다. 이번 가산면에서는 의사·한의사·간호사로 구성된 '재택방문진료팀'이 12가구를 대상으로 양·한방진료, 영양수액주사 등을 제공했다.

보건의료통합봉사회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왕진버스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며 "주민 분들에게 진료를 제공함으로써 농촌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다는 사명감을 느낀다. 이 때문에 그만둘 수 없었다"고 했다.

왕진버스는 의료서비스 뿐만 아니라 법률·세무상담 및 심폐소생술(CPR) 등 안전교육도 제공했다.

농식품부는 올해 농촌 주민 약 15만 명을 대상으로 왕진버스를 전국에서 260여 회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해의 경우 9만 여 명을 대상으로 169회 진행됐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도 현장을 찾아 의료서비스를 받고 있는 주민들을 살폈다.

송 장관은 "왕진버스 사업이 올해 참여 시·군과 혜택 받는 대상자를 지난해보다 늘렸다"며 "농촌 주민들이 어디에 살든 생활에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 생활 밀착형 민생 정책을 지속 확대해 농촌 (주민)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정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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