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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 체제, 이젠 변화의 때”…제3회 도헌학술 심포지엄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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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혁 기자

승인 : 2025. 03. 14. 16:41

'적대 정치 청산과 개헌 제안' 주제
주제발표 교수들 '변화 필요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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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3회 도헌학술심포지엄'에서 (왼쪽부터)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주제발제를 발표하고 있다. /한림대
"87년 체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됐다.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시스템이 됐다. 기존의 대통령제에서 벗어난 새로운 정치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시급해졌다."(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정책 논쟁 및 경쟁보단 탄핵, 거부권 등 인물 중심의 정치 양상의 전개가 한국 현실이다. (중략) 양극화를 만들어낸 것이 한국 민주주의라면, 줄어들도록 바꾸는 것도 우리 민주주의임을 기대해 본다"(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지난 38년의 시대 변화를 무시하고 87년 체제에 안주할 경우 영국의 침체 경험을 되풀이할 수 있다. 헌법 개정을 통해 승자 독식의 정치제도 및 이와 맞물려 있는 제왕적 대통령제를 개혁해야 한다"(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3회 도헌학술심포지엄'에서 주제발제로 참여한 교수들은 시대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한림대학교 도헌학술원 주최로 열린 심포지엄은 '한국 민주주의 구출하기: 적대 정치의 청산과 개헌 제안'을 주제로 진행됐다. 현재 국내 정치가 지닌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건강한 민주주의로 나아가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자는 것이 심포지엄의 목적이다.

윤희성 학교법인일송학원 이사장은 "오늘날 한국 사회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정치적 분열과 갈등에 직면해 있다"며 "미래 세대에게 더 나은 나라를 물려주기 위해 심포지엄에서 지혜와 통찰이 모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양희 한림대 총장은 "대한민국을 겹겹이 둘러싸고 있는 여러 위기가 있지만, 오늘 주제만큼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없다"며 "심포지엄이 한국 민주주의가 진일보(進一步)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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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3회 도헌학술심포지엄'이 열렸다. /한림대
강 교수가 '비상계엄-탄핵 사태와 한국 대통령제'를 주제로 발표를 시작했다. 87년 이후 대통령과 국회 모두 권력 행사의 '선'을 넘지 않았으나, 최근 자제력이 사라지면서 문제가 생겼다고 진단했다.

강 교수는 "향후 여소야대가 된다면 야당은 굳이 제도적 자제를 하지 않을 것이고, 이는 또 대통령과 국회 간의 극단적 힘겨루기와 정치적 파국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양당제를 혁파해야 한다. 한 정당이 단독 과반의석을 확보할 수 없다면 다수 의견을 만들기 위해 연합의 정치가 불가피하다. 연합을 위해 정당 간 논의, 타협, 양보가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한국 의회-정당 정치의 양극화 분석과 해법'이란 주제를 미국 정치와 비교를 중심으로 풀어냈다. 그는 "경제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나라 중 대통령제를 가진 나라는 미국과 한국밖에 없다"며 "미국의 양극화는 다양한 이슈별로 진행 중인 반면, 한국의 양극화는 대통령 혹은 후보에 대한 극단적인 호불호가 주요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인물 중심의 정치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통령의 계엄에 관한 판단·실행이 헌법·법률 테두리 안에서만 가능하다는 규정을 의회·정당이 재확인하는 시스템 아래, 의회와 정당의 양극화는 매우 심각·불안한 현상이다"라며 "의회·정당 양극화 완화를 위해 다수당 연합의 등장을 가능케 하는 선거 주기 및 제도의 재검토 등을 살펴봤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87체제 헌법 개혁의 윤곽과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더 이상 87년 체제의 틀을 유지하는 것은 무리다. 이번에도 개혁의 기회를 무산시킨다면, 한국의 미래는 과거 영국처럼 쇠락할 수 있다"며 영국이 2차 세계대전 승전국임에도 쇠락하고 패전국인 독일이 빠르게 부흥한 원인은 '시대에 맞지 않는 영국의 낡은 시스템'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헌을 통해 승자 독식의 정치제도 및, 이와 맞물려 있는 제왕적 대통령제를 개혁해야 한다"며 "40년 동안 축적된 개헌사항은 무수히 많지만, 일시에 해결하려 할 경우 과거의 개헌 실패를 되풀이할 수 있다. 10차 개헌은 시급하고 중대한 사항부터 우선 처리하고 남은 과제들은 11차, 12차 개헌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라운드테이블에선 송호근 한림대 도헌학술원장이 좌장을 맡고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 염재호 태재대 총장, 최장집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가 참여해 주제발제에 대해 토론하고 다방면으로 개헌 과제를 제시했다. 질의응답 시간엔 청중과 깊은 토론을 이어갔다.
임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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