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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즘 한파 지나는 삼성SDI, 2조원 대규모 유상증자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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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5. 03. 14. 11:12

2030년까지 관련 시장 연평균 20% 성장 전망
연구개발비 지난해 1조3000억원으로 늘려
주주 설득은 과제…정기주총 오는 19일
최주선 삼성 SDI대표이사, 인터배터리 2025 도어...<YONHAP NO-5288>
최주선 삼성SDI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
삼성SDI가 전기차 배터리 한파에도 무려 2조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한 배경에는 조만간 전기차 전성시대, 슈퍼사이클이 올 것이라는 확신이 자리했다. 주요 시장조사기관들이 올해부터 2030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연평균 20%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글로벌 OEM들이 여전히 중장기 전동화 전략을 유지하는 점은 선제적 투자를 이뤄놓지 않으면 뒤쳐질 수밖에 없다는 결과를 내놓게 했다. 삼성SDI는 캐즘 기간 필수 생산 시설에 대한 투자를 늦추지 않고, 강점을 보유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공략으로 수익성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해 6조6025억원을 생산량 증대 등을 위한 시설 투자에 사용했다. 에너지솔루션 부문에 6조5410억원이 투입됐으며, 전자재료 부문에 795억원을 투자했다.

이와 함께 삼성SDI는 "2025년 전지 사업을 중심으로 전 사업부문에 시설투자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2조원 유상증자로 이어진 것이다.

연구개발비용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 관련 비용은 1조2976억원으로 전년대비 13.9% 늘렸다. 특히 지난해 연구개발비용은 편광필름 사업 양도 결정에 따라 편광필름 사업 관련 개발비를 제외한 것이다.

현재 삼성SDI의 주요 계약은 스텔란티스사와 미국내 합작법인 설립 및 배터리 공장 설립, 현대차와 2026년부터 7년간 유럽향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 공급, 그리고 GM과 합작 계약으로 미국내 합작법인 설립 및 신규 배터리 공장 설립이 있다.

특히 최근 트럼프 정부의 정책이 전 업종을 가리지 않고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현지에 생산거점을 보유한 기업들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SDI로서는 공장 설립이 계획된 곳에 투자를 늦출 이유가 없는 셈이다.

삼성SDI는 올해 전기차 시장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지난해 대비 21%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기는 어려워 재무구조 관리도 중요한 과제다. 삼성SDI는 지난해 현금성 자산을 20% 늘리고, 투자부동산 일부를 자가로 전환하는 등 내부 자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ESS 관련 수주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SDI는 이날 미국 넥스트라 에너지에 ESS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도 밝혔다. 4370억원 규모로, 넥스트라에 대한 ESS 공급은 다수의 프로젝트로 나눠 진행돼 추가적인 계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유상증자로 주가 충격도 예상되기 때문에 주주 설득도 과제로 남는다. 삼성SDI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3년간은 현금 배당을 하지 않고, 2028년에 차기 주주환원정책을 재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장 주주들과 만나는 일정은 오는 19일 정기주총이다. 이 자리에서 회사는 최주선 신임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 등을 결의한다.

삼성SDI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시설투자 자금 확충을 위한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유상증자의 주식 수는 1182만1000주로, 증자 비율은 16.8%다. 자금은 미국 GM과의 합작법인 투자, 유럽 헝가리 공장 생산능력 확대, 국내 전고체 배터리 라인 시설투자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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