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기록 등 각종 행정 문서 작성
민감한 데이터 보안 시스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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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호주 의사 협회에 따르면 현지 전역의 일반의(General Practitioner·GP) 4명 중 1명꼴로 인공지능(AI)을 사용해 진단서를 작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ABC 뉴스는 AI를 활용해 자동으로 글을 작성하는 도구인 'AI 스크라이브'를 업무에 사용하는 의사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법률 전문가를 인용해 이같은 기술이 환자의 의료정보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AI 스크라이브는 의사와 환자의 대화에서 관련 정보를 추출해 진료 기록을 자동으로 하고 전문의 추천, 치료 계획, 퇴원 의뢰와 같은 다양한 행정 절차에 필요한 문서도 작성할 수 있다.
또 의사의 글쓰기 습관을 학습해 관련 문서를 의사가 직접 작성한 것처럼 보이게 할 수도 있고, 필사 오류를 줄여 다른 의료 전문가와의 협업에도 도움이 된다.f
호주 빅토리아주 벤디고에서 일반의로 일하는 로버트 홀리안 박사는 이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환자와의 소통에 집중할 수 있고 하루가 끝날 때 피로를 덜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빅토리아주에 있는 의료센터인 벤디고 1차 진료 센터의 캘럼 라이트 총괄 관리자는 AI 스크라이브가 이 병원의 기존 소프트웨어에 통합됐다면서, 환자 개인 정보는 자체 네트워크를 통해 안전하게 보호된다고 밝혔다.
작년 호주 일반의협회(RACGP)가 실시한 소규모 조사에 따르면 AI 스크라이브를 사용하는 일반의의 근무시간이 줄지는 않았지만, 진료 기록을 작성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AI가 작성한 의료 기록을 교정하고 편집하는 데 시간이 드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호주 퍼스의 일반의 데이비드 아담 박사는 이 기술이 새로운 표준이 될지 여부는 아직 단정하기에 이르다고 말했다.
법률 전문가는 이 때문에 환자의 민감한 의료 데이터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미 조우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 법학과 교수는 "호주에는 AI에 대한 규제가 없기 때문에 이런 AI 시스템이 필요한 보안 통제를 갖추지 못할 위험이 있다"면서, 고위험 환경에서 AI를 사용할 경우 적용할 수 있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보호 장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방 정부 역시 의료환경에서 사용하는 AI에 적용할 규제안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대변인은 "새로운 규정에 대한 정부 내 협의는 작년 말에 끝났으며, 현재 전문가로부터 받은 외부 의견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