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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트럼프의 공격적인 전략들, 대응과 활용 잘해나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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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3. 05. 18:05

/AP

취임 전후로 이른바 '관세 전쟁'을 선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의 관세에 대해서도 문제 삼고 나섰다. 트럼프는 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 연방의사당에서 행한 의회 연설에서 "미국이 한국을 안보 등 여러 방면으로 도와주는데도 한국이 미국산 제품에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며 불공정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국을 군사적으로, 그리고 아주 많은 다른 방식으로 아주 많이 도와주는데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우방이 이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대부분 상품을 무관세로 교역하고 있음에도 이런 입장을 표명해 그 배경과 향후 움직임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미국에 반도체 공장 등을 지으면 보조금을 주는 반도체법(Chips Act)을 폐지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반도체법과 남은 것은 모두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원의장을 향해서는 "그 돈으로 부채를 줄이거나 다른 어떤 이유든 원하는 대로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가 제정한 반도체법으로 미국에 투자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들이 받을 예정인 보조금이 불투명해졌다. 


관세 부과와 반도체법 폐지가 현실화할 경우 우리 경제에는 상당한 타격을 미칠 게 뻔하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자동차·반도체 등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급격히 하락하고 대미수출도 크게 줄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의 국내총생산(GDP)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대폭 낮췄기에 미 행정부의 향후 움직임에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은 이런 트럼프의 공격적 정책들에 잘 대응하는 한편, 트럼프의 대중 견제 정책을 잘 활용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한국이 미국 알래스카 가스관 사업에 수조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 이런 투자와 가스 매입은 트럼프에게 줄 선물이 될 것이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의 해군력 증강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 선사 선박의 미국 항구 입항 시 고율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우리 조선업의 호기로 활용할 수 있다.


정부는 서둘러 대미(對美) 협상단과 전담인력을 신설·보강해서 트럼프의 공격적인 정책들에 잘 대응하면서 또 우리의 발전에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트럼프 측으로서는 대한민국과 다양한 차원의 협력을 강구하고 싶지만 아쉽게도 트럼프 대통령의 파트너여야 할 윤석열 대통령이 그렇게 할 수 없는 상태다. 하루빨리 윤 대통령이 복귀해서 트럼프와 긴밀한 협력을 강구할 수 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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