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기일 없이 선고 땐 '국민 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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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사실도 공개하면서 당시 계엄 선포는 내란이 아닌 국정 전반을 살피기 위한 대통령으로서의 고뇌와 결단이었음을 역설했다. 윤 대통령 측은 검찰 기소에 따른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헌재가 추가 변론기일을 잡지 않고 성급하게 선고를 강행한다면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앞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구속기소하면서 "윤 대통령이 이상민 당시 행안부 장관에게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했다", "대통령이 '소방청을 통해 단전, 단수를 하라'는 내용이 적힌 문건을 이 전 장관에게 보여줬다"고 적시했다.
이 전 장관은 이 같은 공소장 내용은 사실이 아니거나 왜곡됐다면서 자신에게는 허석곤 소방청장에게 지시할 권한이 없음을 짚었다. 이 전 장관은 "2년 넘게 행안부 장관에 재임하면서 역대 소방청장이나 지금 청장에게 어떤 지시를 한다거나 '뭘 하세요. 하지 마세요' 이런 제안을 일절 한 적이 없다"며 "만약 대통령이 단전·단수를 지시했다면 대통령 지시 사항을 2시간 넘게 뭉개고 있다가 전화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헌재 역시 과거 이 전 장관의 탄핵심판에서 소방청장에 대한 직접 지휘 권한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전원일치 기각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그런데도 국회 측에서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가 마치 사실인 것처럼 거론하고 일부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돼 대통령에 대한 내란 몰이에 활용됐다는 것이 윤 대통령 측의 주장이다.
윤 대통령 측은 "헌재 증언이 계속될수록 비상계엄의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며 헌재에서 탄핵안이 기각됨은 물론 윤 대통령의 구속이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윤 대통령에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적용하면서 언급한 이른바 '최상목 쪽지', '홍장원 체포 명단', '곽종근 국회의원 끌어내라 지시 진술' 등이 헌재 증인 신문 과정에서 공소장 내용과는 판이하게 다른 증언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 측은 그러면서 "검찰조서와 언론의 왜곡 보도가 확인되고 있음에도 헌재는 증언이 아닌 왜곡된 조서를 증거로 심리를 진행하겠다는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며 "헌재는 정치를 하려 하지 말고 공정한 심판관이 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헌재는 오는 13일 8차 변론기일까지 지정한 뒤 현재까지 추가 기일 지정 여부 등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특히 윤 대통령 측이 신청한 31명 가운데 8명을 채택하고,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경민 방첩사령관 직무대리는 채택 보류, 나머지 증인에 대해서는 모두 기각했다. 이에 법조계에서는 헌재가 다음주 중으로 변론을 마무리하고, 3월 초에 선고를 강행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온다. 이에 대해 윤갑근 변호사는 "헌재에 대한 국민의 신뢰 기반 역시 완전히 상실됐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지적했다. 윤 변호사는 "거대 야당의 폭주에 야합해 형사법의 대원칙마저 무시하고, 오로지 원하는 결론을 끌어내는 것이 목표라면, 당장 그 생각을 거둬들여야 할 것"이라며 "국민이 탄핵심판 1분 1초를 들여다보고 있으며, 헌법재판관 한 사람 한 사람을 지켜보고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