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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운영권 홍콩계 계약 종료 고려...中 일대일로 사업 파나마서 좌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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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2. 05. 08:07

블룸버그 "파나마 정부, 운하 항구 운영 홍콩계 자회사와 계약 중단 고려"
물리노 대통령 "일대일로 협정 종료, 미갱신"
서방, 자율성 없는 홍콩, 중국 정부 영향권 아래 인식
트럼프 "파나마운하, 중국 영향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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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왼쪽)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2일(현지시간) 파나마시티 대통령궁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AFP·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나마 운하 운영권 환수를 위협하고 있는 것을 계기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광역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가 또 한번 좌절을 맞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현지시간)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정부가 파나마 운하 5개 항구 중 2곳의 운영권을 보유한 홍콩계 CK 허치슨 홀딩스의 자회사와의 계약을 중단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K 허치슨 홀딩스 자회사는 파나마 운하 양 끝단 지역에 있는 발보아와 크리스토발 등 2개 항구를 운영하고 있고, 2021년 파나마 당국과의 계약 연장을 통해 2047년까지 운영권을 확보해 놓은 상황이다. 하지만 물리노 정부는 역대 정부와의 계약 연장 과정에 불투명한 점이 있다며 감사 기관에 철저한 조사를 지시, 기존 계약을 중단하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취임 전후 연설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여러 차례 파나마 운하 운영권을 환수할 것이라며 그 배경으로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은 지난 2일 파나마로 보내 물리노 대통령에게 이러한 입장을 전달했다.

물리노 대통령은 파나마 운하 통제·운영은 주권 사항으로 논의의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파나마 운하 인근의 항구 문제'에 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보도는 물리노 대통령과 루비오 장관이 CK 허치슨 홀딩스 자회사의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권에 관해 집중적으로 논의해 일정 정도 합의점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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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왼쪽 4번째)이 2일(현지시간) 파나마시티에서 리카우르테 바스케스 모랄레스 파나마운하청장(왼쪽)의 안내를 받으면서 파나마 운하를 둘러보고 있다./AFP·연합뉴스
물리노 대통령은 특히 '일대일로' 관련 협정 효력을 조기에 종료할 수 있다면서 "관련 협정을 갱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나마에 대한 중국 영향력 배제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호응한 것이다. 파나마가 중남미에서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처음 참여한 국가인 것을 감안하면 물리노 대통령의 언급은 주목할 만하다.

홍콩계 자회사와의 파나마 운하 운영권 계약 중단은 시 주석 집권 이후 홍콩 자율성에 대한 중국 중앙정부의 단속 및 탄압 강화가 자초한 측면도 있다.

중국 정부는 2019년 대규모 시위 이후 반정부 세력을 탄압하기 시작했고, 전국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회는 2020년 6월 30일 홍콩 보안법을 제정, 이에 홍콩 입법부는 2024년 3월 반역·내란 등 범죄에 대해 최고 종신형을 선고하는 법령을 통과시키는 등 홍콩 자율성은 완전히 부정됐다. 이 과정에서 반(反)중국공산당 매체 빈과일보가 2021년 7월 폐간됐고, 지미 라이(黎智英) 빈과일보 사주는 구속됐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는 홍콩 기업이 중국 정부의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서방측에 심었고, 홍콩계 자회사의 운영권 소유가 중국 정부의 파나마 운영에 대한 영향력 행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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