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분식회계 행정법원 판결도 영향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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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2월 1심 재판부는 크게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한 자본시장법 위반 △업무상 배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외부감사법 위반 등으로 요약되는 이 회장의 19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당시 합병이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지배력 강화의 목적만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에서다.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의 불기소 권고를 사상 처음으로 무시하면서까지 무리한 기소에 나섰던 검찰은 1심 판단 이후 1360쪽에 달하는 항소이유서와 2000건이 넘는 새로운 증거를 재판부에 제출했지만, 항소심 판단은 달라지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우선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삼성바이오에피스 압수수색 당시 검찰이 확보한 서버,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미전실) 차장 등 휴대전화 전자정보와 같은 1·2심에서 제출된 증거들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탐색·선별 등의 절차의 존재 및 실질적인 참여권 보장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위법하게 취득한 증거라는 이유에서다.
또 재판부는 "합병 이사회 이후 합병 주주총회에 이르기까지 피고인들이 합병 성사를 위해 수립한 계획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의 통상적이고 적법한 대응방안"이라며 부당 합병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1심 판결도 대부분 그대로 수용했다.
특히 2심에서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른 삼바의 분식회계에 대한 서울행정법원의 판결도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검찰은 지난해 8월 서울행정법원이 삼바에 내려진 금융당국 제재를 취소하라고 판결하면서 분식회계 관련 일부 혐의를 인정한 판단이 나오자 이를 반영해 공소장을 변경했다. 삼바가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해 보유하던 단독 지배력을 상실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상황이 없었음에도 지배력 상실 회계처리를 했다는 게 검찰 측 주장이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서도 "(바이오젠의) 콜옵션이 행사되면 삼바가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잃는다는 사실이 주요 위험이라고 공시했어야 된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은폐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번 항소심 판단도 무죄로 결론나면서 검찰은 앞선 1심 때보다 더 강한 책임론에 직면하게 됐다. 검찰은 이 회장을 재판에 넘길 당시에도 해당 합병이 자본시장법이 정한 합병비율을 준수한 데다 주주총회에서도 주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는 점에서 무리한 기소를 강행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수차례 받아왔다.
검찰이 상고하더라도 결론을 뒤집기는 힘들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대법원은 사실관계를 따지지 않고 법리 해석과 적용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만을 판단하는 '법률심'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법원 판단으로 이 회장의 경영 족쇄로 작용했던 사법리스크가 사실상 해소된 것으로, 향후 이 회장의 경영 동력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