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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억만장자 고탐 아다니, 美서 사기·뇌물혐의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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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4. 11. 21. 14:24

Adani Bribery Indictment <YONHAP NO-1274> (AP)
인도 아다니그룹의 회장인 고탐 아다니/AP 연합뉴스
인도의 두번째 부호이자 억만장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측근인 고탐 아다니(62) 회장이 미국에서 사기 및 뇌물 공여 혐의로 기소됐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뉴욕동부지검은 증권사기 등 공모혐의로 아다니 회장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아다니 회장의 조카이자 신재생에너지 업체인 아다니 그린에너지의 임원 사가르 아다니, 회사의 다른 임원인 브니트 자인도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이들은 미국 투자자를 포함한 국제금융사들로부터 수십억 달러(수조원)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재무제표를 위조한 혐의를 받는다.

아다니 회장은 태양광 발전소 사업 특혜를 위해 인도 정부 공무원에게 뇌물을 건넸다는 의혹도 함께 받고 있다. 뇌물공여 혐의로는 아다니 그린에너지 전직 임원 2명과 캐나다 투자회사 전 직원이 해외부패방지법(FCPA)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아다니 회장은 20억 달러(약 2조 8000억원)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태양광 에너지 공급 계약을 따내기 위해 인도 정부 관리들에게 2억 6500만달러(약 3707억원) 이상의 뇌물을 건네는 것에 동의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렇게 뇌물을 공여한 이들이 "투자자와 은행을 속여 자금 수십억 달러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아다니 회장은 '누메로 우노'(Numero uno·가장 중요한 것), '빅 맨' 과 같은 코드명으로 지칭됐고, 조카인 사가르 아다니는 자신의 핸드폰으로 뇌물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추적하고 파악했다는 것이 검찰 측 공소장에 담겼다.
미국법은 외국에서 벌어진 부패 혐의라 하더라도 미국 투자자나 미국 시장과 관련된 경우 연방검찰이 수사할 수 있도록 한다. 아다니 그룹이나 주미국 인도대사관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은 덧붙였다.

아다니 그룹은 최근 연달아 수난을 겪고 있다. 지난해에는 행동주의 펀드 '힌덴버그 리서치'가 아다니 그룹이 주가 조작과 분식회계에 관여하고 해외 조세 피난처를 이용하고 있다는 내용 등을 담은 보고서를 내놨다. 기업가치 하락에 거는 매도 포지션(공매도)을 보유중이란 내용도 함께 담겼다. 아다니 그룹의 주가가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다는 해당 보고서의 지적에 아다니 그룹의 시가총액은 한때 1500억달러(약 205조원) 이상 타격을 입었다.

모디 총리와의 문제도 불거졌다. 아다니 회장과 모디 총리는 모두 구자라트주 출신으로, 모디 총리가 구자라트주 총리였던 시절부터 서로 가까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디 총리가 집권한 이후 아다니 회장의 자산이 20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지며 지난해엔 인도 야당이 아다니 그룹과 모디 총리의 유착 관계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조사를 촉구했다.

16세 나이에 학교를 중퇴하고 사업으로 뛰어든 고탐 아다니 회장은 1988년 아다니 그룹을 창업한 이후 채 40년도 되지 않아 공항·해운·에너지·유통 등을 석권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아다니 회장은 자산 698억 달러(약 97조 6500억원)를 보유해 세계에서 22번째, 인도에서 2번째로 부유한 사람이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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