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전세 매물·계약 건수 저조
집주인들 규제 막혀 대출잔금 못내
세입자 구해도 가격 낮추는일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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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파크 포레온 일대 아파트 전세시장에서 '입주장 효과'가 사라진 모습이다. 아파트 규모가 1만2032가구에 달해 입주 전후로 전세 매물이 크게 늘어나고, 이로 인한 일대 전셋값이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기대와 달리 전세시장은 '요지부동'이다. 주택담보대출 및 전세 대출 규제가 원인이라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분석이다. 입주장 효과란 대단지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전세와 매매 물량이 일시에 쏟아지면서 해당 아파트 단지뿐만 아니라 주변 집값과 전셋값이 동시에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입주가 이달 27일부터 시작된다. 집들이까지 불과 일주일 남짓밖에 남지 않았지만, 전세 매물은 물론 전세 계약 건수도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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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통상 신축 대단지 입주날이 다가올수록 전세가 쏟아지는 경우가 많다. 2018년 12월 9500가구 규모의 '헬리오시티' 입주 때도 전세 물량이 대거 시장에 나오면서 일대 전셋값이 크게 하락했다"면서 "그런데 올림픽파크 포레온에서는 전세 매물 자체가 적을뿐더러 계약이 체결되는 경우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대출 규제 등으로 잔금을 납부하지 못해 입주일을 미뤄야 하는 집주인들이 최근 늘어난 점이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입주장 효과를 제한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입주를 당장 걱정해야 하는 이들이 많다 보니 전세 공급 물량이 줄어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지 인근 K중개소 대표는 "2022년 12월 분양 당시 집주인 대다수는 수억원에 달하는 잔금을 갭투자·잔금 대출 등의 방식으로 해결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분양받았다"며 "입주를 코 앞에 두고 갭투자가 막힌 데다, 은행들의 잔금 대출 규모도 턱없이 부족해 전세를 내놓을 여력이 없는 집주인들이 꽤 많다"고 설명했다.
잔금을 해결한 집주인들이 좀처럼 전셋값을 내리지 않고 있는 점도 원인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이어지며 내년 대출 규제가 완화됐을 때 전셋값이 다시 들썩일 수 있다는 판단에 당장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도 가격을 낮추는 이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전세 대출 규제로 비싼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해 눈길을 돌리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본격적으로 입주가 시작되는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는 새 학기를 앞둔 이사철 전세 수요와 맞물려 다소 거래가 늘어날 수 있다"며 "다만 불안정한 전세시장 상황에 실거주 의무가 유예됐다고 해도 입주 뒤 3년 후에 다시 거주해야 하다 보니 집주인들이 전세를 내놔도 지나치게 가격을 낮추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