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금융 지원 요구하던 폴란드, K9자주포·천무 2차 자체구매 추진

러-우전쟁으로 자국 안보 우려 커져

21일 강원 철원군 문혜리 훈련장에서 호국훈련의 일환으로 열린 실사격 훈련에서 육군 8사단의 K9A1자주포가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폴란드와 추진했던 K9 자주포·다연장로켓 천무의 2차 계약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 정부가 한국 정부의 수출금융 지원 없이 2차 계약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업계에선 폴란드로 K9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 추가 물량 수출도 기대하고 있어 정부의 수출 금융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고 촉구했다.

22일 방위산업 소식통에 따르면 폴란드 정부는 2차 계약 일환으로 지난해 12월과 올 4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9 자주포 152문 3조2000억원, 천무 72대 2조2000억원 규모의 구매 계약을 맺었다. 2차 계약에는 올해 11월까지 양국 당국 간 수출 금융 지원이 체결돼야 효력이 발행한다는 전제 조건이 붙었다.

그러나 앞서 1차 계약 당시 124억달러(약 17조원) 규모의 수출 금융이 지원돼, 추가적인 대(對)폴란드 지원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폴란드 정부는 유럽계 글로벌 은행과 자금 마련에 관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폴란드가 수출 금융 지원 없이 민간 은행을 통한 자금 마련까지 하면서 계약 체결을 앞당기는 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자국 안보 우려가 커지는 상황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패배하면 자국이 서방과 러시아의 최전선이 될 것으로 우려하면서 최근 수년간 국방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다음 달 미국 대선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폴란드가 느끼는 안보 위기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다만 폴란드는 K2전차 2차 계약 건은 여전히 한국 정부의 수출 금융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로템은 폴란드와 K2전차 1000대를 공급하기로 하고 1차 계약에서 우선 180대를 공급하기로 했고, 2차로 820대 규모의 대규모 2차 계약을 추진 중이다.

한편 이날 한국을 국빈 방문하는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의 경남 창원 사업장을 방문, 자국이 수입한 K-9 자주포와 K2 전차 생산라인을 시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