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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각범 칼럼] 선동정치 혁파할 자유의 투사는 누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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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4. 06. 1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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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각범 카이스트 명예교수
대한민국은 야당 대표의 기분에 따라 대통령을 탄핵하는 나라가 아니다. 국가적 난제가 엄청나게 쌓여 있는데, 다중범죄혐의자들을 야당 대표로 뽑아 놓으니까 정치적 혼란을 넘어 나라의 사법체계까지 흔들려고 하고 있다. 결국 야당의 우선적 목표는 피고인으로서 받고 있는 여러 재판에서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나기 전에 그 당의 대표를 대통령에 당선시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싸움을 벌여야 한다. 우선 윤석열 대통령을 조기 퇴진시켜 다음 대통령선거일을 앞당겨야 한다. 동시에 지금까지 해왔듯이 검찰수사의 정당성에 시비를 걸고, 소신과 강단을 갖춘 판사가 아니면 견디기 힘들도록 사법부에도 각종 압박을 가함으로써 재판을 가능한 한 지연시켜야 한다.

◇대통령 거부권 하나로 겨우 지켜야 하는 삼권분립
이 과정에서 삼권분립의 헌법정신이 흔들리고 의회민주주의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입법독주로 통과된 법률들은 대부분 우리나라의 내일을 생각하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방적 법률안 통과 시 참여한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는 헌법 제46조 2항에 입각하여 충실하게 표결했는지, 또 국회법 제114조의 2항에 따라 맹목적 추종 대신 양심에 따라 투표하려고 노력은 해보았는지 자문해 볼 일이다.

현재 야당이 정상적인 사법절차를 건너뛰면서 추진하려고 하는 특검법만 해도 야당이 자의적으로 특별검사를 추천하고, 대통령에게는 악마의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 구속영장심사 판사까지도 야당이 일방적으로 지정한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어차피 공정한 수사와 공정한 사법절차는 기대조차 하기 힘들게 된다. 이는 입법부가 대통령의 권한과 사법부의 권한을 심대하게 침해하는 법률이다.

원래 삼권분립의 정신은 행정부의 지나친 독주를 의회가 적당히 견제하고, 사법부가 독립함으로써, 3부가 균형을 이루는 것인데, 현재로서는 의회의 일방적 독주를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하나로 겨우 버티는 꼴이다.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아예 대통령의 거부권마저 심각하게 제한하는 법률을 발의하겠다고 한다. 이렇게 삼권분립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법관이 양심과 법리에 따라 재판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받고 있는 사법부 역시 그 독립이 심하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헌법 제84조의 정확한 해석과 구현
지금의 대한민국은 한 사람이 다 했다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지방권력을 이용한 많은 범죄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도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곳이다. 헌법 제84조 즉,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는 조항의 해석을 놓고, 견해차가 확연히 갈리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가 이성과 합리성의 기반 위에 서있다면 이런 사람이 국회 제1당을 사당화하여 대통령후보로 나서는 일까지는 없었을 것이다. 그는 P2P 통신과 소셜미디어에 덧붙여 편향적 매스미디어에 이르기까지 언론으로부터 가공할 수준의 엄호를 받고 있으면서도 "언론은 검찰의 애완견"이라는 극언까지도 마다하지 않는다.

거짓이 진실이 되고, 진실은 대중의 감성에 전달되지 못한다. 대중의 감성은 한두 마디의 언어로 자극받지만, 진실을 설명하려면 복잡하기 때문이다. 결국 다중범죄 재판의 피고인이 대통령이 됨으로써 처벌을 피하게 되는 일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세계 어디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헌법 제84조의 정확한 해석과 구현은 오늘의 우리나라 막장정치에서 기대하기 어렵다.

◇안보는 정치선동의 대상 될 수 없어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마찬가지로 전쟁이 나면 승리할 수 있는 힘을 가져야 싸우지 않고도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 한미연합군의 힘이 있어서 한국전쟁 이후 71년 동안의 평화를 지킬 수 있었다. 수많은 범죄혐의를 가지고도 아직 사법적 처리를 받지 않은 이재명 대표는 당을 1인 지배체제로 만들고서도 지난번 총선에서 압승하고, 언론을 가리켜 검찰의 애완견이라고 매도해도 여전히 압도적 우호언론군을 확보하는 마력(魔力)을 지니고 있다. '싸우지 않고도 유지할 수 있는 평화'가 '이재명 대통령' 아래에서 이루어지려면 국내에서 통하는 이재명의 마력이 나라 밖에서도 통해야 하는데 과연 그럴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세계는 2030 승리를 위해 각축, 우리나라는 막장정치로 자해 중
지금 우리나라는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2030년을 향하여 세계의 다른 선진국들은 큰 스케일의 계획을 세워 경제안보와 기술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법치가 정치의 종속변수로 격하될 때 그 나라에는 정치적 혼란이 찾아왔다. 지난 20여 년간 정치적 혼란을 겪으면서 우리나라에 다시 독재가 찾아왔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군사독재보다 더 무서운 것이 의회독재임을 보고 있지만 아직 확실하게 깨닫지는 못하고 있다. 지식의 유무에 상관없이, 세대의 노소에 관계없이 모두 진영의 울타리에 갇힌 사고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회독재는 진영으로 나누어진 사회와 내로남불의 정치선동, 포퓰리즘의 기반 위에서 부패한 지도자를 중심으로 행진하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의 대표적 첨단산업을 맡아 세계와 경쟁하고 있는 삼성, LG와 원자력산업 등이 이웃나라 중국 등으로부터 선두의 지위를 위협받기 시작한 지도 10년이 다 되어간다. 세계열강들의 냉혹한 힘의 각축전을 뚫고, 독립에 이어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위대한 대한민국이 중진국으로 후진하는 것을 넘어서서 안보관이 불확실한 대통령이 집권하면 북한의 영향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아닐지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선동정치를 혁파하고 나라의 비전을 새롭게 세울 때
이 비관적 상황 아래에서 우리는 선동적인 정치문법에 물들지 않았으면서도 기존의 정치방식을 혁파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도전정신을 잃어버린 우리 사회처럼 매너리즘에 물든 정당에 새로운 승리의 확신을 심어주고, 나아가 우리나라 국민들이 진영의 굴레로부터 탈출하여 세계시민과 문제의식을 공유하게 할 수 있는 리더십이 절실하다.

우리나라의 비전을 새롭게 세워서 새로운 문명의 패러다임을 구현하기 위해 분투할 수 있는 자유의 투사는 누가 될 것인가?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이각범 카이스트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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