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윤현정의 컬처&] 야간관광 활성화로 지방소멸 대응하는 인구감소지역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602010000483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4. 06. 02. 17:58

여수 야경
여수야경. 제공=여수시청
필자가 미디어 전시 사업을 진행한 지 10년. 요즘처럼 미디어와 야간경관에 관심이 높았던 때가 없었던 것 같다. 디지털미디어가 대세가 된 지금, 거의 모든 지역에서 미디어파사드와 야간경관에 관심이 있지만, 특히 인구소멸 지역에 해당하는 지자체들은 단순한 '사업'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미디어파사드와 야간경관 사업을 통해 야간 관광을 활성화하고, '관계 인구'를 늘리려는 노력이 매우 절실한 것을 알 수 있다.

인구 감소와 저출생·고령화로 지역의 인구감소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2021년 10월 행정안전부는 처음으로 지방소멸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인구감소 지역을 지정했다. 인구감소 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모두 89곳으로 전라남도와 경상북도가 각각 16곳으로 가장 많았고, 그 외 강원특별자치도 12곳, 경상남도 11곳, 전라북도 10곳, 충청도 15곳으로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 전국적으로 고르게 분포되어 있으며, 그 외 부산 3곳 대구·인천·경기 각 2곳으로 광역시조차도 인구소멸 위험을 걱정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인구소멸 지역에서 단기적으로 정주 인구의 증가를 기대하기는 거의 어려운 상황으로, 이들 지역의 최대 과제는 관광 인구와 관계 인구를 늘리는 것이다. 주 5일제로 여행과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워케이션(work-vacation 줄인 말)과 한 달 살기 등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이 확대되면서,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된 인구를 최대한 분산시켜, 인구감소 지역으로의 유입을 늘리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 때문에 각 지자체는 관광에서도 단순히 지나쳐 가는 관광객이 아닌 야간관광을 활성화하여 '숙박'까지 이어지는 체류형 관광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런 노력의 하나로 빛으로 밤을 밝히는 야간 경관 사업에 관해 관심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표적인 사례로 여수시는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와 함께 발매된 버스커버스커의 '여수 밤바다' 노래가 전국적으로 흥행하면서, 해안을 따라 길게 펼쳐진 여수 밤바다의 황홀한 야경이 여수의 대표적인 브랜드가 되었고, 돌산대교와 케이블카, 음악 분수대 등의 야간 경관이 함께 어우러져 연중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되었다.
통영시는 2020년 남망산공원에 통영의 유명한 벽화마을 동피랑과 서피랑을 모티브로 한 디지털 테마파크 '디피랑'을 오픈하여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찾는 야간 경관 명소가 되었다. 이에 더해 야간 경관 투어, 충무공유람선 별빛투어, 야간 문학도보 투어 등 다양한 관광 상품을 개발해 2023년 1년간 통영시를 방문한 외부 방문객이 1600만명을 넘었고, 야간관광 외국인이 600%나 증가하는 큰 성과를 이뤘다.

최근 정식 오픈을 앞둔 정읍사문화공원의 '달빛사랑정원'도 가(假)오픈 중에만 하루에 1000여 명의 시민이 찾는 등 큰 인기를 끌며, 야간관광 활성화의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최근 빛을 테마로 한 해운대 빛 축제, 서울빛초롱축제, 인천트라이보울 등 도시의 밤을 밝히기 위한 빛 축제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인구가 적은 지역에서는 많은 예산을 들인 일시적인 축제로 단기적인 관광객을 유치하기보다 여수와 통영의 사례처럼 야간경관의 브랜딩을 통해 지속적인 관광객을 유입하는, 장기적인 플랜과 일관성 있는 사업의 추진이 매우 중요하다. 천편일률적인 조명과 미디어가 아닌, 지역의 특색과 스토리를 살린 정책과 방향으로 지역 곳곳에 여수와 통영을 잇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야간관광명소가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시인·아이랩미디어 대표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