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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증권사 ‘머니무브’ 기대 이하…차별성 없는 수익률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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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강훈 기자

승인 : 2024. 01. 2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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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폴트옵션 시행에도 여전한 은행 강세
고금리 지속에 수익률 차별성 약해져
특화 서비스 통한 가입자 공략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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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가 기대했던 퇴직연금 '머니무브'는 미미했다. 퇴직연금 사업자가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할 금융상품을 결정할 수 있는 '디폴트옵션' 시행으로 공격적인 운용을 내세운 증권사가 주목받을 것이란 예상이 빗나갔다.

이는 결국 '수익률' 때문이다. 여전히 안전성을 중시하는 가입자들의 성향이 굳건한 상황에서 고금리 지속으로 인해 은행이 수익률이 증권사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에 확정급여형(DB)은 물론 디폴트옵션의 영향을 받는 확정기여형(DC)과 IRP 모두 은행으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증권업계의 DB형 퇴직연금 적립금은 43조6936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은행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87조146억원으로 9.6% 늘었다. 은행이 증권사보다 2배 이상의 증가율을 보였다.

디폴트옵션 시행에도 퇴직연금의 은행 강세가 지속됐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의 퇴직금 운용 방법을 고르지 않으면 퇴직연금 사업자가 자동적으로 사전에 지정한 포트폴리오로 운용하도록 허용한 것이다. 지난해 7월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이에 공격적인 운용으로 수익률 강점을 내세운 증권업계에 가입자가 몰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은행으로 자금이 더욱 몰렸다. 실제 디폴트옵션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DC형의 경우 은행의 작년 12월말 적립금은 61조6389억원으로 전년보다 8조4993억원 늘었지만, 증권사는 같은 기간 4조9999억원 증가했다. IRP는 은행이 11조1109억원 증가한 반면, 증권은 6조2918억원 늘었다.

이 영향으로 퇴직연금 사업자별 시장 점유율은 은행이 0.9%포인트 올랐지만, 증권은 0.7%포인트 상승하면서 여전히 은행 중심이었다.

증권사 퇴직연금은 수익률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수익률에서 은행권과 큰 차이가 없었던 것이 주원인이란 평가다. 실제 DB형 적립금 상위 4개 증권사(미래에셋·현대차·한국투자·삼성증권)의 원리금보장 평균 수익률은 4.79%, 원리금 비보장은 8.94%를 나타냈다. 같은 기준 4개 은행(신한·하나·국민·IBK기업은행)의 원리금보장 평균 수익률은 4.3%, 원리금비보장은 9.26%로 집계됐다.

DC형과 IRP의 경우 평균 수익률에서 증권사가 은행을 앞섰다. 증권사의 DC형 평균 수익률은 원리금 보장 4.37%, 원리금 비보장 15.93%를 보였으며, IRP는 원리금 보장 4.28%, 원리금비보장 14.19%를 기록했다. 은행의 DC형 평균 수익률은 원리금 보장 3.94%, 원리금 비보장 14.37%를 보였으며, IRP 원리금 보장 3.63%, 원리금비보장 13.10%로 산출됐다.

고금리가 지속으로 은행의 운용여건이 좋았던 점이 수익률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안전성을 중시하는 퇴직연금 가입자의 성향을 뛰어넘을 정도의 수익률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수익률과 함께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세워야 한다는 강조한다. 증권업계 퇴직연금 적립금 1위 미래에셋증권은 작년말 적립금이 23조7473억원으로 전년보다 21.5% 늘었다. 안정적인 수익률과 함께 MP구독, 로보어드바이저 등 특화된 연금 자산관리서비스가 고객의 선택을 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고금리 지속이 예상되는 만큼, 단순히 수익률만으로 퇴직연금 머니무브를 기대하긴 힘들다"며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를 통한 수익률과 특화된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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