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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쿠팡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가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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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3. 11. 08. 17:49

쿠팡이 직고용한 배송 기사들이 상급 단체의 정치 활동 강요를 참을 수 없다며 민주노총을 탈퇴했다. 8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쿠팡지부는 총회에서 참석 조합원 95%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민주노총 탈퇴안을 통과시켰다. 앞서 포스코과 롯데케미칼 노조도 탈퇴했는데 이런 잇단 이탈은 민주노총에 대한 엄중 경고다.

탈퇴 노조는 '쿠팡친구'(옛 쿠팡맨)들인데 2018년 7월에 결성됐고 조합원은 130명 정도다. 쿠팡 노조는 고용노동부 의정부지청에 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하고 민주노총 산하에서 벗어나 기업별 노조로 독립하기 위한 절차를 밟는다고 한다. 쿠팡에는 현재 개인사업자 중심의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지회, 쿠팡물류센터지회 등 3개 노조가 존재한다.

쿠팡친구는 "노조가 조합원 권익 향상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데 상급 단체인 공항항만운송본부는 정치적 활동에 더 집중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항항만운송본부는 진보당 가입, 정치적 집회 참여, 쿠팡 불매운동 동참, 택배 노조와의 연대 등을 요구했다"며 새 노조는 정치 활동에서 벗어나 조합원의 권익증진을 위해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 6월에는 포스코지회와 롯데케미칼 대산지회가 민주노총을 탈퇴했는데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민주노총이 노조 활동의 범위를 벗어나 정권 퇴진 같은 정치투쟁과 파업 투쟁을 일삼는다면 국민은 물론 민주노총 내부에서조차 공감대를 형성하기는 어렵다. 민주노총의 전 대변인까지도 민주노총의 파행 운영을 비판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민주노총은 달라져야 한다. 정권 퇴진 같은 정치투쟁은 민주노총의 영역이 아니다. 거리 점거 투쟁, 파업 투쟁도 더는 정부에도 먹히지 않고 국민들도 호응하지 않는다. 최상급단체답게 근로자 권익증진, 회사와의 상생 등 건설적 활동에 힘을 쏟아야 조합원 이탈을 막는다. 강력한 노동개혁 요구에 직면한 민주노총은 이제 새로운 모습을 보일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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