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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압사사고] ‘112 녹취록’ 공개에 여야 협력 기조도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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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은 기자

승인 : 2022. 11. 0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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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가장 큰 희생자 위로는 진실 아는 것”
박홍근 “막을 수 있던 참사…국가책임 인정해야”
정진석 “지금 필요한 건 속도 아니라 정확한 방향”
[포토] 이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송의주 기자
'이태원 압사 사고'에 대한 경찰의 부실 대응이 논란을 일으키면서 '정쟁 중단'을 선언했던 여야의 협력 기조에도 금이 가고 있다. 당초 민주당은 신속한 사고수습을 위한 초당적인 협력을 약속하며 정치적인 공세를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잇따른 부적절한 발언으로 도마에 오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비판이 야권 곳곳에서 제기되면서 분위기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참사가 발생한 당일의 112 신고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기류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민주당은 '이태원 참사'를 '인재'로 규정하고 정부에 책임을 물으며 전면적인 공세에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사고와 피해자들에 대한 정부의 용어 사용 문제 등을 지적하며 "어떻게든지 국민들의 분노를 줄이고 자신들의 책임을 경감하기 위한 꼼수"라고 질타했다.

이 대표는 "책임을 덜어내기 위해 사건을 축소·은폐·조작하는 것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면서 "참사 희생자와 부상자들에 대한 가장 큰 위로는 왜 그런 일을 당했는지 진실을 아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진실을 철저히 규명하고 그에 따라 희생자들, 부상자들, 그 가족들과 국민들께 진상을 분명 알려드리는 것,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 그리고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책임지게 하는 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공개된 112 신고 녹취록 내용을 언급하면서 "경찰은 어제 11건의 112 신고 녹취록을 공개했지만, 참사 당일 저녁 6시부터 4시간 동안 이태원 일대에서 경찰에 접수된 신고는 총 79건이나 되었던 것으로 보도됐다. 119 신고만도 100건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코 막을 수 없던 참사가 아니었다.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사고수습은 이번 참사가 국가적 대참사임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면서 "말로만 무한책임이 아닌 진심으로 국가책임을 인정하고 나설 때 참사수습도, 진상규명도, 제도개선도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참사 전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대처를 꼼꼼히 살펴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반드시 법적, 행정적,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재발방지 대책도 참사의 축소와 책임 회피의 수단이 아닌 정확한 진상 규명을 기반으로 제대로 마련해 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민주당은 국민이 국회에 부여한 책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도 경찰의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다만 여당은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즉각적인 책임 추궁보다는 수습대책 마련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경찰의 대응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정확한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책임자 문책은 사고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고 거기에 근거해 진행돼야 한다. 이번 사고를 정확하게 분석한 토대 위에서 작동 가능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진행된 국회 운영위원회의 국가인권위원회 대상 국정감사에서는 '이태원 참사'에 대한 정부의 공식 표현을 두고 여야 간에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오영환 민주당 의원은 "'참사 희생자' 표현 대신 '사고 사망자' 등 정부의 모든 지침과 발언 등에서 드러나는 정부의 태도, 이런 논란이 발생하는 자체가 이런 참사로부터 마땅히 보호받아야 하는 국민의 기본 권리가 침해당하는 것"이라며 인권위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이에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몇 가지 지적한 부분에 대해 국민이 오해하지 않도록 몇 가지 짚고 넘어가겠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이미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비극과 참사'라고 발언해 이미 참사라는 용어를 썼다"고 짚었다.

장 의원은 "다만 재난안전관리기본법에 의하면 사회재난은 사고라는 용어를 법률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피해자를 사망자, 실종자, 부상자 등으로 표현한다"며 "행정부에서 용어를 사용한 걸 가지고 마치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거나 진실을 덮을 것처럼 발언하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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