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내년 전국 지자체 최초 공존 여부 조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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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너구리가 자주 출몰한다는 서울 도봉구의 우이천. 실제로 너구리가 시민들의 생활터전에 내려오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 15일 밤 이곳을 찾았다.
밤그늘이 짙어지는 오후 8시께 우이천에 나와 운동하는 시민들에게 야생너구리의 출몰지를 물었다. 기자가 만난 시민들은 이미 너구리를 수차례 확인한 상태였다. "저기 음악분수 근처 데크 아래에서 자주 보입니다."
시민들의 제보에 따라 음악분수 근처에서 너구리가 나타나길 기다렸다. 약 30분쯤 기다렸을까. 데크 아래에서 검은 물체가 움직였고, 모습을 드러냈다. 야생 너구리였다. 너구리는 데크 아래 놓인 고양이 밥을 먹었다. 길고양이를 위해 캣맘들이 놓고 간 사료를 늦은 시각 너구리들이 나타나 먹고 있었다. 자세히 살피기 위해 다가가 휴대폰 조명을 비추자, 너구리는 잠시 눈길을 주었지만 무신경한 듯 사료를 먹어치웠다.
이곳에서 만난 동물활동가 홍기석씨는 "나는 길고양이를 보살피던 캣파다. 우이천 인근 길고양이를 돌보았는데, 근처를 배회하던 야생 너구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너구리에게 고양이 먹이를 함께 나눠주다 보니 이제는 '너굴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도봉구는 우이천 일대 야생동물의 접근을 막고 시민들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하천 부근과 풀숲 사이에 그물을 쳐놓았다. 그러나 너구리들은 그물을 넘어, 시민들이 운동하는 보행로, 데크 등을 활보하며 먹이를 찾으러 다녔다.
너구리는 이미 시민들과 생활권을 공유하고 있었다. 너구리가 사람과 밀접한 동물은 아니지만, 먹을 것을 찾아 서식지를 찾아 도심으로 내려오고 있다.
서울시 자연생태과 관계자는 "도심 속 야생 동물의 출현은 서울시 생태환경이 개선되면서 나타나는 것"이라고 했다.
시민들과 너구리 함께 하기 위해서는 상호 간에 위협이 되지 않아야 한다.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너구리는 경계심이 부족한데 겁은 많다고 이야기한다. 때문에 너구리가 사람을 먼저 공격하는 일은 흔치 않다고 한다. 그러나 너구리가 새끼를 낳고 서식지를 확보하기 위해 이동하는 4~9월께는 너구리가 시민을 공격하는 일도 잇따라 벌어지고 있다.
실제 이날 만난 너구리도 기자가 접근하자 이내 경계심을 드러냈다. 먹이를 한참 먹던 너구리는 털을 곤두세우고 기자를 노려봤다. 이 일대에서는 지난 6월 야생 너구리가 애완견을 공격하는 사고도 있었다. 우이천을 끼고 있는 강북구는 같은 달 야생너구리의 애완견 공격 신고가 4건이나 접수되기도 했다. 서울 송파구에서는 지난 7월 공원을 산책하던 50대 여성이 갑자기 등장한 너구리 3마리에 습격당해 팔다리 곳곳을 물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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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도봉구 우이천변에는 너구리 출현을 알리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시민들의 보행로로 너구리 진입을 막기 위해 그물도 쳐져있다. |
시는 너구리 출몰에 따른 시민 사고와 관련해 '야생동물 너구리로 인한 사고 관련 안전관리 강화 요청'을 25개 자치구에 전달했다. 자치구에 너구리 주요 출몰지에 야간조도 개선, 너구리 주요 출몰지에 안내판, 현수막 등 설치, 야생동물 피해 우려해 시민 안전보험의 보장내용에 '야생동물 피해예방 상해 의료비' 추가, 너구리 등 야생동물 발견시 행동요령 홍보배포 등을 지시했다.
또 내년부터 서울시는 전국 17개 시도 최초로 너구리와 시민의 공존을 위한 실태조사에 나선다. 서울시 자연생태과 관계자는 "야생 너구리 개체수의 증가함에 따라 너구리의 서식지 분포 조사를 해, 너구리와 시민의 공존 여부를 용역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