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러 원유 수입, 우크라 전쟁 전 25배
러 원유, 브렌트유 대비 배럴당 37달러 저렴
서방 러 원유 수입 제재 속 인도·중국·터키 수입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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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연합(EU) 등 서방측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의 일환으로 원유 수입 금지 또는 축소 조치를 하고 있지만 인도와 중국, 튀르키예(터키) 등은 할인된 러시아 원유 수입을 늘려 제재 효과를 떨어뜨리고 있다.
인도 석유 업계의 고위 임원들은 최근 몇 주 동안 정부 관리들로부터 러시아 원유 구매를 지속하고, 원유 가격 할인을 활용하는 방법을 찾도록 강하게 독려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영 인도석유공사는 러시아 최대 국영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티와 추가 공급 계약을 협상 중이라고 한 임원이 밝혔다.
원자재 정보제공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인 2월 하루 평균 3만배럴에서 6월 100만배럴로 25배 이상 폭증했다. 이는 유럽 국가들의 러시아 원유 및 원유 제품 수입의 4분의 1 이상에 해당한다고 WSJ은 설명했다.
인도는 5월에는 러시아산 석유를 하루 평균 84만배럴 사들이면서 4월보다 두배 이상 수입을 늘렸다고 케이플러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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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위의 원유 수입국인 인도는 할인된 러시아산 원유 수입으로 자국 에너지 수요를 충당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일정 부분 억제하고, 무역수지 적자에 따른 자국 통화 가치 하락을 막는 등 주요한 거시경제적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인도 석유회사들은 유럽의 대러시아 제재를 피해 러시아 원유를 계속 들여오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인도의 항구들로 러시아산 원유를 실어 나르는 유조선의 80%가 유럽연합(EU) 소속인데 EU는 오는 12월부터 러시아 석유를 운송하는 선박에 대한 보험을 금지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인도 정부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유지하기 위해 보험을 지원하는 장기적인 방안을 논의하고 있고, 인도 기업들의 국제사회 제재망 회피 수단도 진화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선박 운항 정보업체 마린트래픽 등에 따르면 ‘엘란드라 데날리’호는 지난 3일 인도의 한 국영 석유·천연가스회사 소유 정유시설까지 러시아산 원유를 실어 날랐으나 한번도 러시아를 들른 적이 없고, 마지막 기항지는 3개월 전 한국이었다.
대신 이 선박은 지브롤터 인근 바다에서 흑해와 발트해의 러시아 항구들에서 출발한 3척의 유조선으로부터 다양한 화물을 넘겨받았다.
앞서 아모스 호치스타인 국무부 에너지·안보 특사는 9일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러시아가 주요 에너지 소비국인 중국과 인도에 대해 다른 국가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세계 시장에서의 유가 급등으로 러시아의 수익이 더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5월 러시아 석유 수익이 연초보다 50% 증가한 월 20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