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에도 효과...공급 부족 속 美 정부 우선 공급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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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는 이날 화이자가 제조한 항바이러스 알약 ‘팍스로비드(Paxlovid)’를 가정용으로 긴급 사용하는 것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팍스로비드는 최초의 가정용 코로나19 치료제가 됐다.
팍스로비드는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감염을 확산시키는 데 필요한 프로테아제(단백질 분해효소)의 작용을 막는 항바이러스제로 감염자의 중증 예방에 효과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화이자의 2상 임상시험 데이터에 따르면 팍스로비드는 고위험군이 코로나19 증상 발현 후 사흘 이내에 복용하면 입원·사망 확률이 89%, 닷새 이내에 복용하면 88% 각각 낮아진다. 이는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도 효능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팍스로비드는 기존 링거용 또는 주사제였던 기존 코로나19 치료제와 달리 알약이어서 초기 감염자가 빠르고 저렴한 방법으로 복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FDA는 병원 외부에서 팍스로비드를 복용할 수 있는 사람은 노인과 비만·심장병 등 기저질환이 있는 위험군 성인과 12세 이상 소아 환자라고 밝혔다.
감염자에 대한 치료 코스는 5일 동안 3정을 하루 2번 복용하는 과정(1코스당 30정)으로, 총 530달러(63만원)가 소요된다. 3정 가운데 2정은 팍스로비드이고, 다른 1정은 인체에서 팍스로비드의 레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다른 항바이러스제인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리토나비르’다.
이 치료 코스는 약 4000만명의 미국 성인이 아직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과 미래의 감염 유행을 둔화시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AP통신은 평가했다. 백신 접종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는 감염자들이 중증이나 사망에 이르는 것을 막는 데 팍스로비드가 획기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인 셈이다.
다만 감염자가 이 치료제를 받으려면 코로나19 양성 판정과 처방전이 필요하고, 감염 증상이 나타난 직후부터 5일 동안 12시간마다 3정을 복용해야 하는 것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AP는 전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감염자 증가로 검사 수요가 증가한 상황에서 짧은 기간에 환자가 자가진단을 해 검사를 받고 의사의 처방전을 받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앤드류 페코즈 존스홉킨스대학 앤드류 페코즈 교수는 “기간이 지나면 이 약의 효과가 떨어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팍스로비드에 대한 수요는 폭증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는 1000만 코스를 주문했지만 초기 공급은 제한적이 될 것이라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화이자는 우선 미국 정부에 우선 6만5000 코스를 제공하고, 내년 1월 20만 코스 그리고 2월 15만 코스를 각각 공급할 계획이라고 NYT는 밝혔다.
FDA는 조만간 제약사 머크가 개발한 코로나 알약 ‘몰누피나비르’에 대해서도 긴급 사용 승인을 내릴 것으로 AP는 전망했다. FDA 자문기구인 항균제자문위원회(ADAC)는 지난달 30일 몰누피라비르 승인을 권고했지만 일부 위원들은 임신부 등에 안전성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