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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 앞두고 미·유럽 학교 ‘오징어 게임 분장 금지령’…청소년에 악영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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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1. 10. 25. 14:25

TELEVISION-SQUID GAME/INDONESIA <YONHAP NO-3245> (REUTERS)
2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한 쇼핑몰 경비 직원들이 ‘오징어 게임’ 복장을 입고 근무를 서고 있다./사진=로이터 연합
넷플릭스의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에서 선풍적 인기를 모으며 핼러윈 데이의 인기 분장 소재로 떠오르자 미국과 유럽의 학교들이 금지령을 내렸다. 오징어 게임은 스트리밍 플랫폼 특성상 미성년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어 폭력성 노출과 모방 위험을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아일랜드 더블린에 위치한 캐슬 파크 초등학교는 다가오는 핼러윈에 학생들이 오징어 게임 등장인물의 복장을 따라 입는 것을 금지하고 나섰다.

이 초등학교에서는 최근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놀이들을 따라 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교사와 학부모들 사이에 주요 걱정거리가 됐다. 캐슬 파크 초등학교 측은 오징어 게임 복장을 따라 하는 것은 어린 학생들에게 적절하지 않다며 핼러윈 분장에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학부모들에 전달했다.

학교 관계자는 “오징어 게임을 본 사람들은 이 내용이 어린 학생들에게 절대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알 것”이라며 “학생들이 이 드라마를 볼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의 한 초등학교도 학부모에게 지도 안내문을 발송했다. 이 초등학교에서도 학생들이 오징어 게임 속 놀이나 행동을 따라 하는 것이 확인되면서 16세 미만 학생에게는 시청을 금지하도록 자녀 지도를 당부했다. 또 핼러윈에도 오징어 게임에서 영감을 얻은 의상은 입지 못하도록 했다.

미국 뉴욕주에서도 3곳의 학교가 핼러윈에 오징어 게임 복장 금지령을 내렸다. 페이엣빌-맨리어스 학교 교장은 학부모들에 보내는 서한에서 “오징어 게임의 복장은 잠재적인 폭력적 메시지 때문에 학교 복장 규정에 맞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장난감 칼, 총, 광선검 등 무기로 해석될 수 있는 물건들은 학교로 가져오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특히 총기 소유가 자유로운 미국에선 교내 총기 난사 등 총기류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학부모와 학교 측이 핼러윈을 앞두고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오징어 게임은 지난달 17일 공개된 이후 4주간 전 세계 약 1억4200만 가구가 시청하는 등 넷플릭스 TV 시리즈 중 세계 1위를 달리며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의상은 핼러윈 의상 검색 순위의 3분의 1을 차지하기도 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하지만 폭력적·선정적 내용을 담고 있어 청소년관람 불가 등급을 받았음에도 미성년자가 TV나 스마트폰 등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어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 CNN은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를 사로잡은 가운데 의사들은 부모에게 아이들이 보게 해선 안 된다는 조언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비영리단체인 아동정신연구소 의사들은 적어도 청소년기 후반까지는 부모와 동반 시청 여부와 관계없이 오징어 게임 시청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미국 부모들로 구성된 미디어 감시단체인 부모 텔레비전·미디어 위원회(PTC)의 멜리사 헨슨 프로그램 국장은 오징어 게임에 대해 “믿기 어려울 만큼 폭력적”이라며 “넷플리스에서 자녀 보호 기능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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